시험에 접수한 사람들로 따져보면 87.6대 1로 지난해 56.9대 1보다 대폭 상승했습니다. 하긴 취업준비생 절반은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고 있다고들 하지요.
이렇게 인기가 많아서일까요?
공무원들이, 그것도 늘 세간의 시선에 노출된 고위직 공무원들의 돌출 행동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국가 간 신뢰를 바탕으로 출범한 아시아 인프라투자은행(AIIB) 홍기택 부총재는 아무도 모르게 돌연 잠적을 해버렸고, 한국장학재단 안양옥 이사장은 '학생들은 빚이 있어야 파이팅한다'는 황당한 말을 했지요. '천황폐하 만세' 이건 입에 담기도 싫습니다.
그러다 결정판이 나왔죠. '민중은 개·돼지와 같다. 신분제를 부활시켜야 한다' 교육부 교육정책기획관의 말입니다. 애들이 배울까 두렵습니다.
이처럼 부적절한 언행부터 금품수수·이권개입 등 행동강령 위반으로 적발된 공무원은 해마다 이렇게 늘고 있습니다.
외국은 어떤지 볼까요.
독일의 '반부패법'은 똑같은 죄를 지어도 공무원과 법조인이 일반인보다 더 강한 처벌을 받도록 돼 있습니다. 미국은 '이해충돌방지법'을 통해 최대 15년의 징역·벌금 25만 달러를 물게 해 공직자들의 부정부패를 강력하게 처벌하고 있습니다. 미국 의회는 이 법을 20세기 가장 위대한 법으로 평가하고 있다죠.
하지만 우리는 적발 건수는 늘고 있는데, 중징계 처분을 받은 비율은 오히려 줄고 있습니다. 2014년엔 좀 나아졌다지만 그래도 평균 10%대에 그치고 있지요.
최근 공직자들의 기강 해이가 심해져서인지, 분위기 쇄신 차원인지 정부가 중폭 이상의 개각을 예고했는데요.
현 정부 들어 가장 많이 하는 말이죠.
'잘못된 인사'·'솜방망이 처벌'
그것으로 인한 결과가 바로 개·돼지라는 말까지 나오게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할 것입니다.
고흥 경찰서엔 유명 보초견 '정문이'가 있습니다. 1년 전 길가에 버려진 유기견이었는데 의경들이 경찰서에 데리고 와 함께 지내고 있지요. 정문을 지키고 있는 정문이는 업무 중에는 개껌의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줘 그 어떤 공무원보다 인기 있고 신뢰받는 공무원이라고 합니다.
민중을 개·돼지라고 말한 나향욱 교육부 정책기획관에게 '정문이' 얘기를 들려주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