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현장에서 밤에 공구를 상습적으로 훔친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알고 보니 범인은 낮에 현장에서 일했던 목수였습니다.
조창훈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의 다가구주택 공사현장.
한 남성이 두리번거리며 주위를 살피다, 사람이 없는 틈을 타 공사장 안으로 들어갑니다.
30분 뒤 다시 나타난 이 남성은 배낭을 메고, 양손에 검은 꾸러미를 든 채 자연스럽게 현장을 빠져나갑니다.
60대 송 모 씨는 낮에는 일용직 목수로 일하고, 밤에는 자신이 일하는 현장에 침입해 공구를 훔쳤습니다.
▶ 인터뷰 : 현장소장
- "연장이 없으면 뭐로 일을 해. 다시 연장 사다가 해야 하니 오전 작업은 못 했다고 봐야지."
지난 1월부터 최근까지 이런 식으로 훔친 공구는 모두 187점으로 무려 2천8백만 원어치에 이릅니다.
▶ 스탠딩 : 조창훈 / 기자
- "송 씨는 건설 공구의 부피가 크고, 무겁기 때문에 현장에 두고 퇴근하는 곳이 많다는 점을 노렸습니다."
훔친 물건은 머물던 여관에 보관했다가, 동대문 인근 중고시장에 시중가보다 싸게 팔았습니다.
송 씨는 생활고에 시달리다 이같은 범행을 저지르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 인터뷰 : 송 모 씨 / 절도 피의자
- "출소해서 나와서 갈 데가 없더라고요. 보호받을 데도 없고. 죄송합니다."
경찰은 송 씨를 구속하고, 장물을 매입한 안 모 씨 등 두 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조창훈입니다. [ chang@mbn.co.kr ]
영상취재 : 유용규 기자, 양현철 기자
영상편집 : 양성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