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씬한 사람이 알츠하이머 위험 더 높을 수 있다

비만과 알츠하이머의 연관관계에 관한 기존 연구결과와 달리 날씬한 사람도 뇌 질환의 위험이 높을 수 있다는 새로운 주장이 제기됐다.
알츠하이머 저널(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최신호에 따르면 미국 매사추세츠종합병원(MGH) 연구진이 최근 62~90세 건강한 노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비만뿐만 아니라 저체중인 사람도 평균 체중인 사람에 비해 치매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버드 뇌 노화연구’에 참가하고 있는 인지기능이 정상이고 건강상태도 양호한 노인 280명(62~90세)의 각종 검사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개드 마셜 박사는 말했다.
연구진이 객관적 지표로 삼은 것은 신체질량지수(BMI)로 신장(m)의 제곱으로 체중(kg)을 나눈 수치다. BMI가 18.5 이하인 경우 저체중, 18.5~24.9인 경우 정상체중, 25.0~29.9인 경우 과체중, 30이상인 경우 비만으로 간주한다.
연구진은 나이와 성별, 교육수준을 고려해 BMI와 치매를 유발하는 뇌세포의 ‘베타 아밀로이드반’ 수치를 비교·분석했다. 그 결과 BMI 최하위 그룹에게서는 베타 아밀로이드반의 침착이 다른 사람에 비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BMI 최하위 그룹 중에서도 치매 위험을 높이는 APOE4 변이 유전자를 가졌을 경우, 베타 아밀로이드반의 침착이 두드러졌다.
실제 사망한 치매 환자의 뇌에서는 신경세포 사이에서 베타 아밀로이드반이 침착돼 플라그가 형성된 것이 확인된 바 있다.
베타 아밀로이드반이 증가하면 뇌세포가 신호를 전달하는 통로가 막히면서 뇌세포의 노화 혹은 소멸을 유발하고 이것이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
BMI가 낮은 사람에게서 치매 위험 수치가 높게 나타나는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체중이 적게 나가는 것이 곧 체력 저하, 운동성 감소, 신체 허약 등을 암시하는 것이며 이것이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요인과도 연관이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마셜 박사는 체중 감소가 실제로 치매와 인과관계가 있는지는 지속해서 관찰연구를 해야 하며 이 일을 ‘하버드 뇌 노화연구’가 현재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살을 빼기 위해 일부러 다이어트 음식을 섭취하는 등의 노력보다 적절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 등이 치매를 예방하는데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이명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