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장사꾼들은 원가가 떨어지면 물건 값을 내려 팔고, 원가가 올라가면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 값을 올려 팝니다.
만약 원가가 떨어져서 싸게 물건을 들여왔는데도 값을 내리지 않고 그대로 판다면 장사꾼은 이익이 많이 남겠지요. 물론 경쟁자가 없는 장사꾼, 업체는 그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국가가 그런다면, 말이 안 되겠지요. 국가는 이익을 남기기 위한 곳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곳이니까요.
'한국전력' 일명 한전은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만들어진 공영기업입니다. 그런데 이 한전이 지금 이런 장사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전력은 지난해 11조 원이 넘는 사상 최대의 영업이익을 기록했고, 올해도 상반기 6조 3천억 원을 벌어 이 기록도 경신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건 작년 같은 기간보다 무려 46%나 증가한 겁니다.
불경기라는데, 한전은 어떻게 이렇게 많이 남는 장사를 하게 됐을까요.
한전이 사오는 전기의 가격, 일명 도매가격은 1kWh당 65.31원, 7년 만에 최저 수준입니다.(2009년 66.39원 이후 최저치) 하지만, 소비자들이 쓰는 전기 요금엔 거의 반영이 안 되고 있지요.
오히려 누진제를 없애거나 개편해 달라는 소비자들에게 가난한 자들의 돈을 빼앗아 부자들을 도와주는 부자감세가 될 것이라며 이해할 수 없는 반대를 하고 있습니다.
한전이 얼마나 방만한 운영을 하고 있나도 살펴볼까요. 매년 적발되다시피하는 한전의 비리. 지난달엔 한전 직원이 모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고 납품단가를 올려주는 바람에 한전이 9년동안 매년 116억 원, 모두 천억 원대의 손실을 본 것으로도 드러났습니다.
이런 와중에 한전 직원들은 1인당 900만 원이 드는 해외 연수를 떠났습니다.
한전 직원들은 법인카드도 맘 편히 쓰고 있었습니다. 한전의 직원 수는 20,380명인데, 법인카드가 13,365장입니다. 이 중 업무를 위한 일반 카드는 17%밖에 안되고 출장과 주유 등 특수목적 카드가 만 천장 이상입니다.
그리고 이게 웬일이죠? 법인 카드 사용처에 단골 술집 이름이 많았습니다. 사용제한 업종에서 쓴 카드비용만 1년반 새 1,800만 원에 달했구요.
이게 다가 아니죠.
이익이 남아돌아 여기저기 쓰면서도 국민들 누진제는 바꾸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는 게 싫어서였는지,
한전은 자회사에 이익을 몰아주고 있습니다. 자회사에 돈을 나눠주면 한전의 이익은 줄어드는 것으로 기록이 될테니까요. 한마디로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겁니다.
국민은 전기 요금을 낼 때, 사용한 요금만 내는 게 아닙니다. 그 달 요금의 3.7%을 추가로 납부합니다. 공익적 사업을 수행할 때 쓰는 '전력산업 기반기금'을 내놓는거죠.
이 전력산업 기반기금이 지금 2조 3,980억 원이 있습니다. 2014년을 기준으로 했을 때 누적 이월금은 2천 160억 원으로, 이중 27.6%에 해당하는 596억 원이 최소 3년에서 최대 10년까지 집행되지 않은 채 쌓이기만 했습니다.
지난해 한전의 조직적인 횡령, 뇌물 비리가 터졌을 때도 우리 국민들은 요금을 성실히 납부했고, 요금폭탄에 벌벌 떠는 지금도 성실히 납부의 의무를 다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한전, 정부의 의무가 무엇인지 보여줘야 합니다. 과연 정부가 장사를 하는 곳인지, 국민을 위한 곳인지 선택하기를 바랍니다.
뉴스초점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