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신도 성폭행한 가짜 승려 "신이 합방을 원하신다"
↑ 사진=MBN |
평소 별자리 점성술에 관심이 많던 A(40·여)씨는 2013년 여름 옛 직장동료로부터 한 사찰을 소개받았습니다. 집안에 좋지 않은 일이 겹쳐 심리적으로 힘든 시기였습니다.
인천의 한 빌라에 마련된 사찰에 직접 찾아간 A씨는 '승려' B(51)씨로부터 무서운 말을 들었습니다.
"너에게 옥황선녀가 내려와 있다.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엄마의 수명이 짧아진다. 나를 만나지 않았으면 너도 자살했을 것이다. 천도제를 지내야 가족들이 잘 된다"
한 달가량 지나 A씨는 어쩔 수 없이 B씨와 호텔에 들르게 됐습니다. 고인이 된 아버지의 명복을 빌기 위해 부적을 태우러 강원도에 다녀온 길이었습니다.
인천 계양구의 한 식당에서 술을 먹는 자리에서 B씨는 "돌아가신 너의 아버지가 많은 얘기를 해줬다. 선녀님이 너에게 조용하게 얘기해 주라고 하니 호텔로 가자"고 했습니다.
호텔에 들어서자 B씨는 "신이 합방하라고 하신다. 그래야 너가 자살을 하지 않는다"며 성관계를 요구했습니다.
A씨는 바지를 붙잡으며 저항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자신을 믿는 순진한 여성신도를 상대로 한 승려의 범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B씨는 2013년 9월 자신이 운영하는 사찰에서 또다시 신을 들먹이며 귀가 솔깃할 만한 제안을 했습니다.
"선녀님이 너를 크게 쓰려고 한다. 내 지분이 들어가 있는 대부도 땅을 팔아 큰 절을 지어야 너에게도 복이 온다"
신의 존재를 믿었던 A씨는 그때부터 이듬해 5월까지 9차례에 걸쳐 총 1억3천800여만원을 B씨에게 줬습니다.
저축해두거나 보험을 해약해 마련한 돈이었습니다. 수중에 돈이 떨어지자 가족이나 지인들로부터 빌려 건네기도 했고, 자신의 차량과 귀금속을 전당포에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려서 주기도 했습니다.
2014년 3월 A씨가 그동안 준 돈을 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B씨는 수시로 연락을 끊었고, 집에 찾아와서는 "오랫동안 성관계를 안했다"며 두 번째 성폭행을 했습니다.
그해 B씨는 A씨의 집에서 금목걸이 5개, 금반지 3개 등을 훔치기도 했습니다.
결국 A씨는 자신이 그토록 믿던 B씨를 고소했습니다.
A씨는 "B씨의 말을 진짜 믿었느냐"는 검찰 수사관의 질문에 "엄마가 죽을 거라는데 엄마 죽어봐야 그때 가서 믿나요? 그럴 수는 없잖아요"라고 답했습니다.
인천지법 형사13부(김진철 부장판사)는 사기·강간·특수절도 등의 혐의로 기소된 가짜 승려 B씨에 대해 징역 4년 10월을 선고했다고 23일 밝혔습니다.
B씨는 재판과정에서 A씨와 내연관계였다고 주장했습니다. 합의 하에 성관계를 했다며 성폭행·사기·절도 등 모든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인은 승려 행세를 하며 피해자 2명으로부터
이어 "피해가 전혀 회복되지 않았고 과거에도 수차례 물건을 훔쳐 징역형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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