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추적] 백골 시신으로 발견된 노부부의 사연은?

【 앵커멘트 】
며칠 전 서울 서대문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70대 노부부의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땐 놀랍게도 노부부의 아들이 집 안에 있습니다.
시신은 상당히 부패해 백골화가 진행됐다고 하는데, 아들은 왜 그동안 경찰에 신고하지 않았을까요?
뉴스추적, 추성남 기자와 시작합니다.

【 질문 1 】
추 기자! 백골 시신이라는 이야기만 들어도 소름이 끼치는데요.
언제 발견된 건가요?

【 대답 】
24일 오후 2시 30분쯤입니다.

서울 서대문의 한 다세대주택 3층에서 79살 이 모 씨와 75살 아내의 시신이 발견됐는데요.

안방 침대에 이불을 덮고 나란히 누운 상태였고, 상당히 부패가 진행돼 백골 상태였다고 합니다.

【 질문 2 】
추 기자! 경찰과 119구급대 시신을 수습했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끔찍한 소식이 전해지게 된 거죠?

【 대답 】
이들 부부는 다세대주택의 주인입니다.

한 세입자가 최근 심한 악취가 나서 경찰에 신고한 겁니다.

▶ 인터뷰 : 세입자
- "눈이 따가울 정도였고. 썩은 냄새가 나서. 구토가 날 정도로 이상, 야릇한 냄새가 나더라고요. 근데 전 사람이 죽은 줄은 몰랐어요."

현장에 도착한 경찰이 문을 두드려도 인기척이 없자 소방에 도움을 요청해 문을 열고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깜짝 놀랐다고 합니다.

집 안 화장실에서 노부부의 39살 아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던 겁니다.

【 질문 3 】
그러니까 부모의 시신이 있는 집 안에 아들이 있었다는 건데, 태연하게 흡연 중이었다는 게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 대답 】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서의 한 관계자가 MBN 취재기자에게 살짝 전해준 내용인데요.

일단 아들이 정상은 아닌 것 같다고 합니다.

경찰은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는데, 함께 현장에 출동한 구급대원 역시 비슷한 말을 했습니다.

▶ 인터뷰 : 소방 관계자
- "아들이 정신지체라고 (보고서에) 나와 있네요. 노부부의 부패 정도가 심하다고 돼 있고. 집 안에 아들, 정신지체 아들 있었다고…."

정상적인 사람이라면 숨진 부모를 집 안에 그대로 내버려두고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았겠죠.

【 질문 4 】
시신 발견 사흘째인데, 혹시 사망 원인은 나왔나요?

【 대답 】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1차 부검을 의뢰했습니다.

일단 외상이 발견되지 않아서 이들 부부가 자연사했거나 혹은 동반자살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습니다.

사망 시점은 지난 4월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번 사건은 저희 MBN의 단독 보도로 알려졌는데, 경찰은 수사 중이라며 상당히 말을 아꼈습니다.

▶ 인터뷰 : 경찰 관계자
- "현재 뭐라고 확인해 드릴 수 없고요. 내용을 저희가 확인 중에 있습니다. 노부부가 돌아가신 건데…."
- "백골화된 상태였다고 하던데요?"
- "죄송합니다. 그거는 저희가 뭐라고 말씀드릴 수가 없어서요. 어디서 들으셨나요?"

【 질문 5 】
추 기자! 만약 경찰의 사망 시점이 맞는다면 아들은 4개월 전부터 부모의 시신과 함께 생활했다는 건데요.
정상적인 생활이 가능했을까요?

【 대답 】
앞서 아들이 이상하다는 말씀드렸죠?

이웃들도 비슷한 증언을 합니다.

얼마 전 올림픽이 끝났잖아요?

지난 21일 새벽 5시에 축구 결승전이 있었는데, 당시 아들이 '골'이라고 외치는 소리가 1층까지 들렸다고 합니다.

안방에 부모의 시신이 있는데도 말이죠.

또, 2층 세입자 집에 들어가 머리를 잡고 밀친 적도 있었다고 하고, 누군가 집에 오면 부모님이 안 계시다고 내쫓다시피 했다고 합니다.

다만, 경찰이 확인한 바로는 아들이 정신병력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 질문 6 】
현재까지 정황을 종합해보면 경찰 수사가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요.

【 대답 】
네, 그렇습니다.

일단 경찰이 숨진 노부부에게 외상 흔적을 찾을 수 없다고 했잖아요.

그렇다고 두 사람이 나란히 침대에 누워서 자연사했거나 동반 자살을 했다고도 단정 짓기 어렵습니다.

혹시 아들과 부모의 사망 간에 연결 고리가 있을지도 아직은 알 수가 없습니다.

▶ 인터뷰 : 백기종 / 전 수서경찰서 팀장
- "자연사 같은 경우에 부부가 나란히 누워서 발견된 경우는 사실 없거든요. 그래서 동반 자살의 소지가 있다. 아들이나 가족이 왜 시신을 상당기간 방치했을까? 그것은 부모의 노령연금이나 퇴직연금 등 경제적인 이익 때문에…."

경찰은 노부부의 마지막 순간을 목격했을 수도 있는 아들은 혐의점이 없다고 보고 입건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 앵커멘트 】
이번 사건 증거가 없기 때문에 경찰 입장에서는 범인을 특정하는 것조차 쉅지 않을 텐데요.
서대문구 70대 노부부 사망 사건의 수사 결과는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뉴스추적 추성남기자 수고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