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서울 송파구 아산병원에 마련된 이인원 롯데그룹 부회장 빈소 |
경찰조사 결과 고인이 평소와 달리 휴대전화를 집에 놓고 나왔고 차량 위성위치확인(GPS) 확인 결과, 일체의 다른 장소를 경유하지 않고 곧바로 사건현장에 나타났기 때문이다.
사건을 수사 중인 경기 양평경찰서는 28일 이 부회장의 행적과 생전 통화내역ㆍ부검ㆍ유족 조사 등을 마무리하고, 최종 부검결과가 도착하는 대로 사건을 종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김용주 양평경찰서 수사과장은 “목맴으로 인한 전형적인 자살사건으로 잠정 결론냈다”며 “앞으로 서류 정리만 진행한 뒤 최종 부검결과가 도착하면 사건을 종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관계자는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은 휴대폰은 용산 자택에 있었고 가족으로부터 번호만 제출받아 통신사로부터 통화내역을 제출받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 측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휴대전화를 놓고 다니거나 휴대전화를 받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경찰관계자는 “집을 나서기 전에 이미 결심을 굳히고 나섰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경찰이 1차적으로 분석한 통화내역에는 자살과 관련해 특별히 주목할 만한 통화내용은 나오지 않았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용산구 자택에서 곧바로 사건 현장인 양평군 서종면으로 향했고 중간에 다른 경유지 또한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부회장의 최종 부검결과는 3주 가량 후 나온다.
한편 롯데그룹 비자금조성·일감몰아주기 등을 수사중인 검찰은 이 부회장의 사망에 따라 주말 동안 수사 일정을 재검토한 것으로 28일 알려졌다.
롯데그룹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부장검사 조재빈)와 첨단범죄수사1부(부장검사 손영배)는 27~28일 회의를 통해 대주주 일가에 대한 소환 일정 등 전체적인 수사 계획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이번주로 예상되던 신동빈 회장(61)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62) 등의 소환은 연기가 불가피해졌다. 추석 연휴 전후로 검찰 수사가 마무리될 가능성도 낮아졌다. 검찰은 지난주까지 롯데그룹 정책본부 주요 임원들에 대한 조사를 끝내고, 대주주 일가에 곧이어 검찰에 출석할 것을 통보할 계획이었다.
이 부회장 자살로 횡령·배임·비자금 조성 등 각각 혐의별로 정책본부의 개입 여부를 명확히 가리는 데도 다소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검찰은 신 회장 지시로 롯데그룹 정책본부가 회사의 각종 비리를 기획·실행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고 보고 수사해왔다. 그러나 검찰 수사 일정이 길게 늘어지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는 사실상 롯데그룹 대주주 일가에 대한 직접 조사만 남았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도 지난주 정책본부 임원들의 소환 일정을 공개하며 “롯데그룹 수사가 7부 능선을 넘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의 장례는 오는 30일 끝난다. 검찰은 이를 감안해 이번 주는 지금까지 수사된 내용 정리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수백억원대 횡령, 수천억원대 배임·탈세 등의 혐의를 받는 신 회장에 대해서는 불구속 기소가 유력
[김세웅 기자 /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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