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장검사 스폰서 '김씨'는 누구? 사기 전과 '3차례'
↑ 사진=MBN |
김형준(46) 부장검사의 '스폰서·사건청탁' 의혹에 대한 검찰의 본격 수사는 그의 '스폰서'를 자처한 중·고교동창 김모(46·구속)씨의 폭로에서 시작됐습니다.
1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씨는 현재 자신이 운영하던 전자기기 유통업체의 회삿돈과 거래업체로부터 받은 선수금 등 약 70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와 김 부장검사와의 부적절한 관계는 이 수사에서 횡령 회삿돈 일부가 김 부장검사 측에 흘러간 사실이 드러나며 처음 밝혀졌습니다.
서울의 사립대 법학과 출신인 김씨는 현재까지 알려진 사기 전과가 3차례입니다. 2003년 이후 실형을 받고 복역한 기간만 5년이 넘습니다. 2011년에는 조세포탈로 벌금 2천만원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수법은 늘 비슷해 유명 전자제품을 정상가격의 절반 이하로 수입할 수 있다고 속였습니다. 이번 대상은 중국 샤오미 제품이었습니다. 솔깃한 거래업체는 수십억원대 선급금을 내줬습니다. 하지만 그는 어느 정도 물품공급이 이뤄지면 이후 갖은 핑계를 대며 납품을 미뤘습니다. 결국엔 법적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 되면 미리 앉혀놓은 '바지사장' 등에게 횡령 책임을 덮어씌웠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학창시절 전공한 법 지식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습니다. 그는 한때 사법시험도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책임을 피하고자 직원에게 연대채무를 강요하는가 하면 범죄수익을 부인·내연녀 등 명의로 빼돌렸습니다. 월급쟁이 사장을 도리어 횡령범으로 몰아 고소하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도 한 달에 술값으로 3천만∼5천만원을 쓰는 등 방탕하고 사치스러운 생활을 이어갔습니다. 제네시스와 포드 익스플로러 등 고급 차량도 두 대나 리스해 굴렸습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김씨는 자신의 사기 행각에 문제가 생길 때마다 검찰에서 잘 나가는 김 부장검사가 자신의 친구라며 무마했다"고 말했습니다. 김 부장검사가 "전 국회의장 사위이자 몇 년 뒤에 법무부 장관이 될 사람"이라며 수십억대 선수금을 준 거래업체의 납품 독촉을 묵살하곤 했습니다. 김씨가 김 부장검사의 '스폰서'였다면, 김 부장검사의 존재는 김씨에게 사기 범행의 뒤를 봐주고 주변의 기가 죽게 하는 '후광'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김씨를 기억하는 업계 관계자들은 그가 평소 정·재계 인사들과의 친분을 자주 자랑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김씨는 중견 정치인이자 유력 대선주자의 6촌 동생이고, 원로 정치인이 집안 어른이라고 말하고 다녔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말이 사실인지는 전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또 모 그룹, 유통업체 등 대기업의 오너 3세 경영자들과 '호형호제'하는 사이로 '끈'이 있다고도 과시했지만, 이것도 실체가 확인된 건 없습니다.
김씨에게 사기당한 한 피해 업체는 "김씨가 하도 허풍이 심하고 거짓말을 밥 먹듯 했다"며 "피해자들끼리는 '해리성 장애(다중인격)가 있는 거 아니냐'는 얘기를 할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이처럼 거짓말로 사기 행각을 벌여온 김씨와 문제의식 없이 그를 가까이했던 김 부장검사는 함께 파국을 맞았습니다. 김씨가 서부지검에서 사기·횡령 혐의 수사를 받으며 드러난 김 부장검사와의 금전 거래에 대해 '술값', '변호사 비용'이라며 빌려준 돈이 아니라 하는 등 말을 계속 바꾸다 구속영장이 청구됐기 때문입니다.
구속을 앞두고 도주한 김씨는 김 부장검사가 자신의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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