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규모 5.8 지진에도 학교는 “가만히 있으라”

지난 12일 경북 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발생한 가운데 야간 자율학습을 진행하던 학생들에게 ‘가만히 있으라’고 한 일부 고등학교에 대해 비판이 일고 있다.
부산의 한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A군은 12일 지진 발생 직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학교가 지진이 났는데도 학생들에게 가만히 자습을 하라고 했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게시물에 따르면 학교는 첫 번째 지진 이후 학부모에게 “현재 학생들은 아무 이상이 없이 자율학습을 하고 있다. 자율학습은 평소와 같이 진행하며 마치는 시간도 평일과 같다”는 문자를 전송했다.
이후 규모 5.8의 본진이 발생하자 학교는 뒤늦게 “지진이 거듭되는 관계로 현재 학생들은 가장 안전한 운동장에 안전하게 대피 중”이라며 “귀가 여부는 추후 다시 연락 드린다”는 문자를 보냈다.
해당 게시글에 따르면 교감은 1차 지진 이후 1·2학년과 함께 귀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차 지진은 1차 지진보다 강도가 높았다.
이에 A군은 “자연 재해가 일어난 상황에서 교사 6명이 200명의 학생들을 책임진다는 게 말이 되냐”며 비판했다.
부산교육청을 비롯한 교육당국은 지진 발생 직후 각 학교에 학생들의 귀가 등 안전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하지만 일부 학교에서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또 한 여고 기숙사에서는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지만 학생들은 이 말을 듣지 않고 운동장으로 대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종배 새누리당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교육기관 건물 내진 적용현황’에 따르면 교육기관 중 내진설계가 적용된 건물은 24.4%에 불과하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학교가 안전 불감증에서 벗어나 올바른 지진 대피 요령을 숙지해야 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서정윤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