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영화 인천상륙작전이 관객 700만 명을 넘으면서 맥아더 장군의 이 작전이 새롭게 조명받고 있죠.
그런데, 그 성공 뒤에는 잊혀지고 외면받아온 우리 국민의 희생도 있었습니다.
놀이동산으로만 알았던 인천 월미도에 맺힌 가슴 아픈 사연을 노승환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인천상륙작전 66주년, 실전을 방불케 하는 상륙작전이 재연됩니다.
탄성과 박수가 가득한 행사장을 한 노인이 어두운 표정으로 지켜봅니다.
상륙작전 당시 미군의 월미도 폭격으로 집을 잃은 차 씨 집안의 며느리 한인덕 씨입니다.
당시 월미도에 살던 주민은 600여 명, 폭격으로 숨진 사람만 1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용케 살아남은 500여 명도 하룻밤새 길거리에 나 앉았습니다.
▶ 인터뷰 : 한인덕 / 월미도 폭격피해 유가족
- "상륙작전은 우리 국민이 축하할 일이죠. 우리가 민주국가로서 잘 살고 있으니까. 그런데 그 속에서 월미도 원주민은 피해를 봤다는 겁니다."
2008년 '과거사 정리위원회'는 "민간인 거주지역에 사전경고 없이 무차별 폭격을 가한 건 명백한 국제법 위반"이라며 우리 정부와 미국에게 피해를 적극 보상하라고 권고했습니다.
하지만 권고는 휴지조각이 된 지 오래입니다.
▶ 스탠딩 : 노승환 / 기자
- "월미도 원주민들의 억울한 희생을 정당하게 보상하기 위해 지난 2006년과 2012년 두 차례 특별법이 국회에 상정됐지만 모두 기한만료로 폐기돼버렸습니다."
국회는 관심도 없었습니다.
정치권이 잠잠하니 정부도
폭격을 맞은 집과 거주자들의 공식기록이 없다며 보상 권고를 외면했습니다.
7백만 관객을 동원하며 인천상륙작전은 이번에도 성공했지만, 스크린 뒤에는 가려진 월미도 생존자는 이제 30여 명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MBN뉴스 노승환입니다. [ todif77@mbn.co.kr ]
영상취재 : 문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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