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국제공항 유휴지에 서울 최초 대중골프장을 건설하기 위한 인•허가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김포공항 골프장은 이르면 2018년 봄부터 이용이 가능할 전망이다.
21일 서울 강서구청 등에 따르면 강서구와 경기 부천시는 최근 골프장 사업시행사인 '인서울27골프클럽(귀뚜라미랜드•롯데건설컨소시엄)'이 신청한 체육시설 설치 승인 요청을 최종 허가했다.
지난 5월 인서울27골프클럽이 골프장 용지를 관할하는 부천시와 서울 강서구에 개발제한구역 행위 허가, 체육시설 설치 승인을 요청한지 3개월여 만이다. 개발제한구역 행위 허가는 이보다 앞선 지난달 승인됐다.
김포공항 골프장은 김포공항 외곽 유휴지인 강서구 오곡동, 부천시 고강동 일대 99만8126㎡에 27홀 규모(대중골프장)로 조성된다. 축구장 등 체육시설과 25만5304㎡의 대체 녹지도 함께 들어서 예정이다.
인서울27골프클럽이 1200억 원을 들여 관련 시설물을 조성하고 20년간 운영한 뒤 공사에 기부채납하는 BOT(Build Operate Transfer) 방식이다.
골프장으로 운영되는 기간 동안 김포공항을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사장 성일환)는 사업시행자로부터 토지사용료 명목으로 매년 36억 원(매년 물가상승률 반영)의 비항공 수익을 올리게 된다.
행정절차를 모두 마무리 한 사업시행사측은 내년 말 준공을 목표로 현장사무소 설치, 자재반입 등의 절차를 밟아 사실상 공사에 착수했다. 잔디가 예정대로 잘 자라준다면 개장 시기는 2018년 봄이 유력하다.
대중골프장 이용료(그린피)는 사업시행사측이 사업계획서에 서부권역 골프장의 평균 요금을 넘지 않겠다고 명시해 그 이하가 될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매립지에 건설해 공공성이 큰 인천 서구의 드림파크 골프클럽(36홀)의 경우 주중 그린피는 9만9000원(인천시민 7만1000원), 주말 13만2000원으로 인근 베어즈 베스트 청라 골프클럽보다 10만~13만 원 정도가 더 싸다.
한국공항공사와 강서구, 부천시, 인서울27골프클럽은 내년 중반께 그린피심의위원회를 열어 최종 그린피를 결정할 예정이다.
10여년 동안 추진해 온 김포공항 골프장이 문을 열면 경인지역 대중 골프장의 최대 경쟁자가 될 전망이다. 김포공항 골프장은 서울 시내 첫 골프장으로 다른 수도권 골프장에 비해 도심 접근성이 좋은데다 가격대까지 낮아질 경우 수요 분산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경기도에는 149개, 인천시에는 8개 골프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이 가운데 퍼블릭 골프장은 경기도 72개, 인천시 6개다.
한편 한국공항공사는 오랫동안 나대지로 방치해온 김포공항 외곽 유휴지가 조류 서식에 적합한 환경으로 변하면서 항공기 조류 충돌 위험이 높아지고, 토지 무단 점유, 쓰레기 불법 투기 등이 잇따르자 항공기 안전과 주변 지역 환경 개선을 위해 골프장 조성 사업을 추진해왔다. 실제로 지난 1월 김포공항에서 제주로 이동하던 진에어 비행기 엔진에 조류가 빨려들어가 이륙 10분만에 김포공항으로 회항하는 등 해마다 조류충돌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2009년엔 미국 US에어웨이 여객기가 이륙 2분 만에 조류충돌이 발생하면서 엔진 2개가 동시에 정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공항 주변 습지를 항공기 안전 운항을 저해하는 장소로 규정하고 있으며,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 첵랍콕공항, 미국 델라스 포트워스 시애틀공항, 일본 나리타 공항 등도 공항 주변에 골프장을 조성해서 조류충돌 예방에 힘쓰고 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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