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혁신처가 공무원시험관리에서 또다시 허점을 드러냈다. 올 2월 공시생이 정부청사에 침입해 공무원시험 합격자 명부가 담긴 문서를 조작하는사태에 이어 이번에는 5급 공개경쟁채용 2차시험 합격자들의 수험번호가 담긴 문서로 바로 연결 될 수 있는 인터넷주소(URL)가 유출되는 사고가 터졌다. 인사혁신처가 조직 개편으로 인재채용국을 출범시킨 첫날에 채용시험 관련 사고가 난 데다, 채용관리를 담당하는 인사혁신처의 오프라인과 온라인 보안이 모두 뚫리면서 공무원시험 관리에 대한 신뢰에 구멍이 났다는 지적이다.
5일 인사혁신처는 4일 유출된 5급 공채 2차시험 합격자 수험번호 URL(주소) 사전유출은 사이버국가고시센터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공개하기 위해 예약을 걸어둔 것이 발표 시기에 앞서 유출된 것이라는 취지의 설명을 했다. 앞서 4일 인사혁신처 담당자가 오후 5시 30분께 합격자 명단을 사이버국가고시센터 게시판에 예약기능을 통해 사전 업로드하고 다음날인 5일 오전 9시에 공개되도록 했다. 그런데 명단을 업로드한 지 10분만에 합격자들의 수험번호가 적힌 첨부파일로 바로 연결되는 URL이 인터넷 커뮤니티(디씨인사이드)를 통해 유포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인사처는 결국 합격 발표를 오후 6시 44분으로 앞당겼다.
인사혁신처는 아직 누가 어떤 경로로 URL을 유출했거나 알게됐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먼저 제기될 수 있는 가능성은 해킹이다. 인사처는 매년 5급공채 2차시험 합격자 발표일 전 날에 사이버국가고시센터에 합격자 발표를 알리는 내용을 미리 올린다. 그런데 이번에는 누군가에 의해서 해당 게시물의 주소가 유출됐고 합격자의 수험번호가 담긴 문서가 공식 발표 이전에 뚫려버린 것이다. 인사처 고위 관계자는 “인사처에는 IP추적 등을 할 수 있는 권한이 없기 때문에 아직 누가 해당 문서를 열람했는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인사처는
최병대 한양대 행정학과 교수는 “과거에도 합격자 발표일 하루 전에 합격 여부에 대한 이야기가 돌곤 했었다”면서 “공무원 채용시험을 관리하는 기관으로서 이런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꼬집었다.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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