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서 역대 2위 최대 순간 풍속을 기록한 제18호 태풍 ‘차바’(CHABA)가 5일 남부지역에 큰 상흔을 남겼다. 기상청은 태풍 차바가 이날 오전 제주에 상륙한뒤 전남 여수 경남 부산을 거쳐 오후 3시께 울산 동쪽 150㎞ 부근 해상으로 빠져나갔다고 밝혔다.
태풍 차바 영향으로 제주도에서는 이날 오전 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제주산간 윗세오름에 659.5㎜의 비 폭탄이 쏟아졌다. 울산 지역은 시간당 104.2㎜의 폭우가 내리면서 1932년 기상 관측 이래 울산지역 시간당 최대 강수량 기록을 경신했다. 직전 기록은 지난 1993년 8월 기록한 76.7㎜으로 당시보다 35.9% 급증했다.
이번 태풍은 강한 바람을 동반한 것도 특징이다. 제주에서는 초속 47m에 달하는 최대순간풍속이 관측돼 역대 최대 태풍이라 불렸던 ‘매미’의 초속 60m에 이어 두번째로 기록됐다. 제주 다른 곳에서도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20~30m를 기록하는 등 매우 강한 바람이 관측됐다.
이번 태풍은 강풍과 폭우를 동반하면서 남부지역에 막대한 피해를 남겼다. 울산에서는 구조활동을 벌이던 소방관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돼 숨진 채 발견되는 등 부산 울산 제주에서 5명이 사망하고, 1명이 실종된 것으로 집계됐다.
울산에서는 폭우에 공장이 물에 잠기면서 현대차 울산2공장 생산이 일시 중단됐다. 부산과 울산에서는 저지대 주택가가 침수돼 차량 파손도 잇따랐다. 제주에서는 정전으로 양식장 어패류가 폐사가 속출했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태풍 피해를 입은 지역이 특별재난지역 요건에 맞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태풍은 이동 속도 면에서 매우 빠른 편에 속한다”며 “태풍의 속도가 빨랐기 때문에 계속 강한 상태를 유지하며 한반도를 지나갔고, 이로 인해 피해가 더 컸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대현 기자 / 유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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