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어선의 해경 고속단정 공격 사건과 관련해 인천해경 3005함 소속 4.5t급 고속단정을 조종했던 조동수 단정장(50·경위)이 9일 오후 당시 긴박한 상황을 증언했다.
조 경위는 불법 조업 중국어선을 나포하기 위해 해상특수기동대원 8명을 중국어선에 승선시킨 뒤 퇴로를 막던 중 다른 중국어선 1척이 고의로 충돌해 해상에 투신했다 구조됐다.
해경은 선체에 적힌 선명이 페인트에 가려져 뚜렷하지 않지만 촬영 사진과 영상분석을 통해 100t급 철선 ‘노영어 000호’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경위에 따르면 중국 어선은 침몰 전 두차례에 걸쳐 단정으로 돌진했다. 최초 돌진 때는 50m 가량 떨어져 있어 피할 수 있었지만 두번째 돌진 때는 20~30m에 불과해 선미를 들이 받쳤다.
조 경위는 “충돌 후 단정이 대원들이 탄 중국어선 선미를 돌았고, 단정 선미쪽이 잠기기 시작해 주변에 넘버2 단정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바다로 뛰어내렸다”고 말했다.
가해 중국어선은 조 경위가 탄 단정이 해경특수대원들이 승선한 중국어선을 밀며 도주를 차단하자 단정을 들이 박았다. 당시 나포하려던 중국어선에서는 극렬한 저항이 펼쳐지고 있었다.
조 경위는 “불법 조업어선에는 해경 등선을 막기 위한 철망과 쇠창찰이 설치돼 있었다”면서 “대원 한명이 철망과 철근 지지대를 들어 올려 등선했다”고 말했다. 갑판에서는 선원들이 칼과 쇠파이프, 삽 등 여러가지 도구로 위협해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 상황이었다. 조 경위는 “K1과 K5 실탄과 고무탄 등을 발사했으나 실탄 몇발을 쐈는지에 대해서는 기억나지 않는다”면서 “100t정도 되는 배가 충돌을 여러번 시도했다는 것은 살인 의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 단정 전복으로 중국어선 나포에 실패한 대원들은 “‘저거(불법조업 중국어선) 꼭 잡았어야 되는데’라며 분개했다”고 조 경위는 전했다.
한편, 해경은 전국 해경서와 중국 측에 해당 어선을 수배 조치하고 한국 주재 중국대사관 관계자를 불러 강력히 항의했다.
중부해양경비안전본부는 이날 오전 주기충 주한중국대사관 부총영사를 불러 이번 사건에 대해 엄중히 항의하고, 달아난 어선의 처벌과 재발방지를 위한 강력한 조치를 촉구했다.
이주성 중부해경본부장은 주 부총영사에게 사고 당시 영상을 보여주며 “해경 고속단정을 들이받아 침몰시키고 달아난 중국어선을 신속히 검거해 엄벌하고 중국정부 차원의 자체 단속과 예방 활동도 강화해 달라”고 요구했다.이 본부장은 주 부총영사 면담 후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을 “살인미수 행위”라고 규정하면서 “검문
[지홍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