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모뉴엘 사건' 1억6천억원 사기 대출…총 28억가량 중형 부과

'제2의 모뉴엘 사건' 1억6천억원 사기 대출…총 28억가량 중형 부과

↑ 사진=연합뉴스

가전업체 모뉴엘과 비슷한 수법으로 수출가를 부풀려 거액의 사기 대출을 받은 중소기업 대표가 1심에 이어 항소심에서도 중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서울고법 형사3부(천대엽 부장판사)는 관세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TV 케이스 금형업체 H사 대표 조모(57)씨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10년 및 벌금 1억원을 선고하고 추징금 27억7천여만원을 명령했습니다.

H사 법인에게는 벌금 30억원, 조씨의 범행을 도운 혐의로 기소된 경리 담당 직원 유모(35·여)씨에게는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1심 그대로 선고됐습니다.

재판부는 "조씨가 실질적으로 피해를 변제하지 않았고, 1심 이후 형량을 높이거나 줄일 만한 사정 변경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조씨는 개당 30달러에 못 미치는 TV 캐비닛 수출가를 20만달러로 부풀려 세관에 신고하는 등 수법으로 2010년 7월부터 지난해 3월까지 수출가를 조작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는 수출지역인 일본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워 거래처로 위장하고 정상적으로 수출 대금을 주고받은 것처럼 꾸몄고, 이렇게 꾸며낸 수출 실적을 내세워 국내 5개 시중은행에 수출채권을 매각해 1천600억원대 불법 대출을 받았습니다.

조씨는 또 페이퍼컴퍼니와 허위 회전거래를 하면서 27억7천여만원을 빼내 미국에 거주하는 가족의 생활비로 쓴 혐의(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재산국외도피)도 받았습니다.

이 사건은 수천억원대 허위 수출 채권을 담보로 사기 대출을 받은 중소 가전업체 모뉴엘과 범행 수법이 비슷해 '제2의 모뉴엘 사건'으로 불렸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