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딸 살해 양부모 재판서 '혐의 인정'…동거녀는 일부 혐의 부인
↑ 사진=연합뉴스 |
2년 전 입양한 6살 딸을 상습적으로 학대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불에 태워 훼손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양부모가 첫 재판에서 혐의를 인정하고 고개를 떨궜습니다.
그러나 이들과 함께 기소된 10대 동거녀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며 일부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인천지검 형사14부(신상렬 부장판사) 심리로 21일 열린 첫 재판에서 살인·사체손괴·아동복지법상 상습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A(47)씨와 A씨의 아내 B(30)씨의 변호인은 "(검찰 측) 공소사실을 인정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같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동거인 C(19)양은 사체손괴 혐의만 인정하고 살해 혐의는 부인했습니다.
C양의 변호인은 "A씨 부부의 지시로 학대 행위에 참여한 것은 맞지만 살인의 고의는 없었다"며 "(학대나 살해와 관련해) 방조 정도의 책임만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A씨 부부와 C양은 이날 침울한 표정으로 짙은 녹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섰습니다.
이름, 주민등록번호, 직업 등을 묻는 재판장의 인정신문에 작은 목소리로 대답했다. 이들은 모두 국민참여재판을 원하지 않는다고 답변했습니다.
검사가 공소사실을 말하자 이들은 두 손을 앞으로 맞잡고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C양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이날 아동학대방지시민모임 회원 10여명도 방청석에서 재판 과정을 지켜봤습니다.
A씨 부부는 올해 9월 28일 오후 11시께 경기도 포천에 있는 한 아파트에서 '벌을 준다'며 입양 딸 D(6)양의 온몸을 투명테이프로 묶고 물과 음식을 주지 않은 채 17시간가량 방치해 다음 날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D양을 입양한 지 2개월여 만인 2014년 11월부터 학대를 시작, D양이 숨지기 3개월 전부터는 식사량을 줄이고 테이프로 손발과 어깨를 묶은 상태에서 베란다에 방치했습니다.
적게는 5시간, 많게는 26시간 동안 아무런 음식을 주지 않고 D양을 학대한 이들은 그사이 집 밖에 나가 고깃집에서 외식하고 영화를 본 뒤 귀가하기도 했습니다.
끔찍한 학대가 오랜 기간 이어지면서 D양은 사망 당시 갈비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상태였습니다.
검찰 조사결과 이 부부는 올해 초 새 차를 구입해 3천만원의 빚이 생기고 카드 돌려막기를 하는 등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이후 학대 행위의 수위가 높아진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A씨 부부는 D양이 숨지자 그동안 학대 행위가 드러날까 두려워 포천의 한 야산에서 시신을 불태운 뒤 훼손했습니다. 평소 D양을 학대한 C
A씨 부부와 C양은 이튿날 승용차로 100㎞ 떨어진 인천 소래포구 축제장까지 이동해 "딸을 잃어버렸다"고 허위 실종신고를 했다가 행적을 추적한 경찰에 범행이 들통났습니다.
다음 재판은 다음 달 12일 오전 인천지법에서 열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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