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촛불집회…눈비도 끄지 못한 뜨거운 함성
↑ 광화문 촛불집회/사진=연합뉴스 |
춥고 눈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도 들불처럼 타오른 촛불을 끄지 못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하야를 요구하며 5주째 이어진 26일 서울 도심 촛불집회에는 주최측 추산 150만명(경찰 추산 27만명)이 운집했고 전국적으로는 총 190만명(주최측 추산)이 모여들었습니다.
이는 3차 촛불집회의 100만명(경찰 추산 26만명)과 1987년 6·10 항쟁의 100만명을 훌쩍 뛰어넘는 숫자입니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하야해야 매 주말 반복되는 촛불집회가 끝나기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에 다다랐다"는 얘기까지 나옵니다.
당초 한 달 넘게 지속하는 '최순실 게이트' 이슈를 향한 피로가 누적되고, 며칠 전부터 집회 당일 영하에 가까운 추운 날씨에 비까지 내릴 것이라는 예보가 나오면서 결집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습니다.
23일 열린 5차 촛불집회 계획을 설명하는 기자회견에서 주최 측도 기상 악화를 걱정하는 눈치였습니다.
한 관계자는 "날씨 얘기는 기사에 넣지 말아달라"며 난감한 표정을 짓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였습니다.
광화문 광장에 모인 150만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은 박 대통령의 하야를 외치는 뜨거운 함성으로 언 손을 녹였습니다.
그만큼 박 대통령을 향한 분노가 크다는 방증입니다.
하야하지 않으면 싸움을 끝내지 않겠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은 검찰 수사를 통해 박 대통령에 대한 '의심'이 '합리적 의심'을 거쳐 점차 '확신' 쪽으로 바뀌어 가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수사를 거부하는 등 불통 행보를 보이자 국민의 분노가 증폭될 대로 증폭된 상황이라고 분석했습니다.
곽금주 서울대 교수는 "검찰 수사로 국민이 의심한 것들이 더 확실해진 상황인데 청와대의 반응은 전혀 없다시피 한 상태"라면서 "뭔가 납득이 되고 설득이 돼야 멈출 수 있는데 지금은 (분노가) 더 강화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박 대통령이 전혀 노력을 보이지 않아 그가 정말 하야해야 한다는 쪽으로 크게 기울어진 것 같다. 이제는 소통이 가능한 수준을 넘어섰다"면서 "어제는 국민
안진걸 참여연대 공동사무처장은 "국민이 눈비 맞으며 호소했는데 계속 버틴다면 '박 대통령 당신은 국민도 아니다'라는 말이 나올 지경이 될 것"이라면서 "이대로 가면 더 추워질 내달 3일에 또 집회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