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전직 임원, 차명계좌 첫 시인

삼성 계열사 전직 임원이 특검 조사에서 "자신 명의의 계좌가 차명계좌"라고 처음으로 시인했습니다.
'비자금 조성과 관리' 의혹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낼 전망입니다.
이권열 기자가 보도합니다.


삼성 관련 의혹을 폭로한 김용철 변호사는 '차명계좌 의혹'에 대해 임원들이 솔직하게 '고백'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인터뷰 : 김용철 / 변호사 (지난 28일)
- "공범될 필요 없잖아요. 좋은 직장 있는 분들이...삼성 임원 중에 한명 만이라도 말하면 되는데..."

공교롭게도 이날 특검에 소환된 삼성 계열사 전직 임원으로부터 "자신 명의의 계좌가 차명계좌"라는 첫 진술이 나왔습니다.

삼성전기 전 상무였던 김모 씨는 자신 명의로 개설된 차명의심 계좌에 대해 "내가 전혀 모르는 계좌이며 들어있는 돈도 내 것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검팀은 이 진술을 확보한 뒤 차명계좌가 개설된 삼성증권 해당 지점으로 직접 찾아가 계좌 확인작업을 벌였습니다.

또 계좌 개설을 담당한 삼성증권 여직원 2명을 불러 누구의 지시를 받아 차명계좌를 개설해 줬는지 등을 캐물었습니다.

검찰과 특검 수사가 시작된 뒤 김용철 변호사를 제외한 삼성 출신 임원이 비자금 차명계좌를 시인한 것은 처음입니다.

그동안 '차명의심 계좌 명의자'로 특검에 소환된 삼성 임원들은 "해당 계좌는 내가 개설한 것"이라며 계좌 차명개설 의혹 자체를 전면 부인해 왔습니다.

김 변호사를 제외하고 삼성 임원이 차명계좌를 처음으로 시인한 진술이 나오면서 '비자금 조성과 관리'의혹에 대한 수사가 급물살을 탈 전망입니다.

mbn뉴스 이권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