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의사가 돌본 환자가 더 건강하다?

남성 의사보다 여성 의사의 진료를 받은 환자가 건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의학저널 미국의학협회(JAMA)가 최근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여성 의사에게 진료를 받은 환자의 사망률·재입원율이 남성 의사 환자의 경우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하버드대 공중보건 연구진은 2011년 1월부터 2014년 12월까지 4년간 일반전문의에게 입원 치료를 받은 65세 이상 환자 20%의 의료 기록을 무작위로 선정해 입원환자 158만3028명의 30일간 사망률과 154만797명의 재입원율을 비교·분석했다.
연구 결과 여성 의사에게 진료를 받은 환자의 ‘퇴원 후 30일 이내 사망률’은 11.07%를 기록했다. 이는 남성 의사에게 치료를 받은 환자의 사망률 11.49%보다 0.42%포인트 낮은 수치다.
또한 여성 의사의 환자가 ‘퇴원 후 30일 이내 재입원할 확률’은 15.02%로 남성 의사 환자의 15.57%보다 0.55%포인트 낮았다.
남녀 의사들 사이의 차이가 채 1%도 나지 않지만 이를 1년으로 확대하면 꽤 큰 차이를 보였다. 연구진은 남성 의사들이 여성 의사들만큼 진료 결과를 낸다면 한해 사망자 3만2000여명이 목숨을 구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연구 논문의 공동 저자인 애시스 즈하 교수는 “여성 의사들이 남성 의사들보다 근거에 기반을 둔 의술을 펼치고 임상 지침을 더 잘 따른다”면서 “여의사들이 환자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낼 뿐 아니라 환자들의 감정과 사회적 관계 등을 질문하는 등 환자와 긍정적인 방향으로 대화한다”고 말했다.
즈하 교수는 논문에 덧붙이는 글에서 여성 의사들이 남성 동료보다 월급을 덜 받는 것은 불공정하다며 병원들은 여의사의 급료와 혜택 개선에 투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외신에 따르면 환자들이 의사를 선택할 때 종종 의사의 성(性)을 고려하는 것은 오래전부터 있던 일이나 여성 의사의 치료가 좀 더 효과적이라는 결과물이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고령의 입원환자만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 결과는 제한적이라는 비판도 있다. 의사의 성별보다 의사의 나이, 교육 경험 등이 더욱 중요하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비영리 싱크탱크인 랜드 연구소의 마크 프리드버그는 “이 연구 결과만으로 공공 정책을 바꾸거나 환자에게 의사 교체와 같은 행동 변화를 조언한다면 실수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디지털뉴스국 배동미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