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특허권 독식한 퀄컴에 과징금 1조 원

공정위, 특허권 독식한 퀄컴에 과징금 1조 원

↑ 퀄컴 과징금 1조 원 / 사진=연합뉴스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늘(28일) 전원회의에서 칩셋 공급과 특허권을 연계해 확보한 시장지배력으로 정상적인 경쟁을 방해하고 특허권을 독식한 글로벌 IT업체 퀄컴에 1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또 퀄컴이 보유한 표준필수특허(SEP)를 차별 없이 칩셋 제조사 등에 제공하도록 하는 내용의 시정명령도 함께 내려졌습니다.

이날 공정위는 칩셋·특허권 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퀄컴 인코포레이티드, 퀄컴 테크놀로지 인코포레이티드, 퀄컴 CDMA 테크놀로지 아시아퍼시픽 PTE LTD 등 3개사(이하 퀄컴)에 과징금 1조300억원과 함께 시정명령을 내렸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에 있는 퀄컴의 본사 퀄컴 인코포레이티드는 특허권 사업을, 나머지 2개사는 이동통신용 모뎀칩셋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퀄컴은 휴대전화 생산 과정의 필수 요소로 꼽히는 CDMA, WCDMA, LTE 기술의 SEP를 보유하고 있으며, 동시에 칩셋 제조업도 하고 있는 독과점 사업자입니다.

공정위에 따르면 퀄컴은 '특허'를 볼모로 휴대폰제조사와 계약을 체결할 때 부당한 거래 기준을 제시했을 뿐 아니라, 제조사에 타사 칩셋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압력을 넣어 칩셋 제조사의 '줄도산'을 유발시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표준필수특허(SEP)를 획득하는 과정에서 특허이용을 원하는 사업자에게 차별 없이 제공하겠다는 국제표준화기구 확약을 선언했지만, 이를 전혀 지키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칩셋 시장지배력을 악용해 휴대폰제조사와 특허권 계약을 자신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체결했을 뿐 아니라 제조사에 특허권을 제공하는 대가로, 제조업체가 보유한 이동통신 관련 필수특허를 무차별적으로 끌어 모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공정위 관계자는 "제조업체들은 휴대전화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퀄컴의 칩셋을 공급받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자신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해 개발한 특허권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정위는 이와함께 과징금과 함께 향후 칩셋사가 요청하면 퀄컴이 부당한 제약 조건을 요구하지 않고 특허 라이선스 계약에 성실히 임하도록 하는 시정명령도 내렸습니다. 또 휴대전화제조사 등에 칩셋 공급을 볼모로 특허권 계약을 강요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관련 계약 조항을 수정하거나 삭제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이에 대해 퀄컴은 이날 입장 자료를 내고 "공정위의 결정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공식 서류를 받는 대로 시정명령의 중지를 요구하는 서류를 제출하고 서울고등법원에 항소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