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에서 조종간을 잡고 있는 조종사는 '기초비행훈련(자가용조종사·사업용조종사 자격)→추가비행경력과정(Time Build up)→제트기교육과정(Jet Rating)→기종전환과정(Type rating·항공사 B737·A320기 등)'을 거친 전문가들이다. 공군 등 특수직군에서 이직한 사례가 아니라면 이들 대부분은 항공사 입사 전 민항기 조종사 자격 관련 과정을 이수하면서 최소 비행 200 시간을 확보했다.
이들이 상업용 비행기를 몰기 위해 쌓은 비행 200시간을 뜯어보면 프로펠러기를 타고 확보한 시간이 대부분이다. 제트기를 타고 상업용 비행시간을 채울 수 있지만 비용이 비싸기 때문이다.
프로펠러기를 타고 비행시간을 채운 예비 파일럿들이 제트기를 몰기 위해서는 반드시 제트기교육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아쉽게도 국내에선 대한항공 정석비행훈련원과 한서대 태안비행훈련원 등 2곳에 불과하다.
대한항공 정석비행훈련원은 대한항공과 자회사인 진에어 직원만을 대상으로 제트기교육과정을 운영하기 때문에 일반인은 이용할 수 없다
한서대 태안비행훈련원이 민간인이 이수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인데, 실비행 시간과 같은 효력이 있는 시뮬레이터를 갖추고 있지 않아 제트기 실비행만으로 자격을 취득해야하는 한계가 있다.
이 때문에 많은 민항기 예비 파이럿들이 미국 등 해외에서 막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제트기 교육과정을 이수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국토교통부와 한국공항공사가 오는 4월부터 제트기교육과정을 운영하기로 해 상업용 항공기 조종사를 꿈꾸는 예비 파일럿들에게 희소식이 되고 있다.
2일 한국공항공사(사장 성일환)는 국토교통부에 신청한 항공훈련기관 인가 요청이 승인 나 오는 4월 첫 훈련생을 뽑아 교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공사가 선보일 제트기교육과정은 선진국 수준인 지상학 52시간, 컴퓨터 모의비행장치인 CPT(Cockpit Procedure Training) 8시간, 시뮬레이터 20시간, 실비행 3시간으로 구성돼 있다.
항공법상 제트기 실비행은 2시간만 채우면 되지만 형식요건일 뿐 실제 항공사는 그 이상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아 프로그램이 최적으로 설계돼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공사에 따르면 제트기 실비행 3시간은 공사가 이달 도입하는 미국 세스나사 사이테이션 M2를 통해 무안~울진, 무안~양양을 오가며 쌓고, 시뮬레이터 20시간은 김포공항 화물청사에 건립된 항공훈련센터내 시뮬레이터(사이테이션 M2기)를 통해 확보한다. 교육과정은 약 2개월로 공사는 20명씩 9차수에 걸쳐 연 180명 양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제윤 한국공항공사 조종인력양성팀장은 "이르면 이달 말이나 2월 초께 1기 훈련생 모집 공고를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공사는 비행경력 등 서류심사를 거쳐 4월 초께 최종 합격자 20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특히 공사의 제트기교육과정은 세계 최고 수준에도 비용은 낮아 경쟁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공사가 설계한 제트기 교육과정을 해외에서 받으려면 교육비 2000만 원에 체류비까지 합쳐 대략 3500만 원이 소요된다.
공사에서 교육을 받으면 2000만 원이면 가능해, 1500만 원을 덜 들이고도 세계 최고 수준의 제트기 비행 교육을 받을 수 있다.
채용 직원을 파일럿으로 투입하기 위해 자사 항공기를 일부러 띄워 제트비행 시간을 채워 온 일부 저비용
한국공항공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훈련생들은 대부분 해외로 나가 제트기교육과정을 이수했는데 교육품질이 불확실 한데다 비용까지 과다해 외화유출문제가 심각했다"면서 "올해부터는 국내에서 보다 저렴한 비용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교육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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