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석사 불상, 누구의 것인가…韓·日 갈등의 불씨로

부석사 불상, 누구의 것인가…韓·日 갈등의 불씨로

↑ 부석사 불상 /사진=연합뉴스

대전에 있는 문화재청 산하 기관인 국립문화재연구소 수장고에는 높이 50.5㎝, 무게 38.6㎏의 고려 불상이 하나 있습니다.

국내 절도단이 지난 2012년 일본 나가사키(長崎) 현 쓰시마(對馬) 섬의 사찰 관논지(觀音寺)에서 훔쳐 국내에 몰래 들여온 금동관세음보살좌상입니다.

고려 후기인 14세기 초반 제작된 것으로 여겨지는 이 불상은 중생에게 자비를 베푸는 불교의 보살 중 하나인 관세음보살이 가부좌한 모습으로, 고려 후기 보살상 중 예술적 가치가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당시 절도단은 쓰시마 섬에서 불상 두 점을 밀반출했는데, 그중 한 점인 '동조여래입상'은 국내에서 소유권을 주장하는 사람이 없어 도난 당시 점유자인 가이진(海神) 신사로 2015년 7월 돌아갔습니다.

그러나 금동관세음보살좌상은 충남 서산 부석사가 불상 안에 있던 복장물(腹藏物)을 근거로 원소유자라고 밝히고 나서면서 발이 묶였습니다.

일본 간논지 측도 불상을 도난당한 사실이 명백한 만큼, 조속히 돌려달라고 요구했습니다.

5년째 소유권 분쟁이 이어지고 있는 이 불상에 대해 법원이 부석사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대전지방법원은 26일 대한불교 조계종 부석사가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금동관세음보살좌상 인도 청구소송에서 불상을 부석사에 즉시 인도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현행 문화재보호법은 국내에 반입된 문화재가 불법적으로 반출됐다는 사실을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그 문화재를 유치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적법하게 반출됐다면 지체 없이 소유자에게 반환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