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씨(61·구속기소)가 최측근이던 전 창조경제추진단장 차은택 씨(48·구속기소)에게 광고대행사 플레이그라운드를 설립해줬다는 법정 진술이 미르재단 실무진에게서 나왔다. 이 광고사가 자금난에 처하면서 최씨와 차씨가 갈등을 빚었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지난달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대통령 정책조정수석(48·구속기소)의 8회 공판기일에는 전 미르재단 사무부총장 김성현 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지인이던 차씨의 부탁으로 재단 업무를 맡았고, 주요 업무를 최씨에게서 지시 받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자신이 이사로 이름을 올린 광고사 플레이그라운드의 2015년 10월 설립 경위와 관련해 "당시 차씨가 '내가 무보수로 문화융성위원 등으로 활동한 것의 보상으로 회장님(최씨)이 광고사를 만들어줬다'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최씨와 박근혜 대통령, 안 전 수석은 현대차와 KT 등이 플레이그라운드에 수십억원대 광고 일감을 몰아주게 했다는 혐의(직권남용)를 받고 있다. 이 회사의 지분 100%를 최씨가 차명으로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씨는 "차씨와 최씨의 지시가 분리돼서 느껴지지 않고 같은 사람들이 지시한 것처럼 느껴졌다"고 진술했지만, 이후 이들의 사이가 멀어지게 된 경위도 진술했다. 그는 "최씨의 30년지기인 장순호 씨가 회사 설립 한 달 후부터 재무이사를 맡았다"며 "장씨는 '차씨가 일감도 안 가져오면서 월급만 받아간다'고 불평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장씨의 의견은 대부분 최씨 뜻으로 받아들여졌고, 이사들 모두 그렇게 인식했다"고 주장했다.
최씨 측이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후 중국에 체류 중이던 차씨를 국내로 불러들이려 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그는 "장 이사가 지난해 10월께 '최씨의 뜻'이라고 강조하면서 '차씨가 귀국해서 소명해야 한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차씨 측은 "최씨 측이 책임을 다 떠안고 가라고 요구하고 있다"고 폭로한 바 있다.
김씨는 또 지난달 16일 최씨가 헌법재판소
[정주원 기자 / 박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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