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경기도 하남시에 문을 연 쇼핑 테마파크 '스타필드 하남'입니다.
축구장 70개 크기에 백화점부터 워터파크까지 말 그대로 없는 것 빼고 다 있습니다.
평일 하루 6만 명, 주말에는 12만 명이 찾아 인근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인기인데, 문제는 주변 수요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면서, 골목 상권은 찬바람만 불고 있습니다.
이재호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스타필드 하남'과 불과 2km 정도 떨어진 곳에 있는 신장전통시장입니다.
100여 개에 달하는 점포에는 상인들만 보일 뿐 손님들은 찾기 힘듭니다.
아예 문을 닫은 곳도 곳곳에 눈에 띕니다.
▶ 인터뷰 : 양용주 / 시장 상인
- "시장이 완전히 공동화되다시피 했어요. 지금 시장 다니는 사람이 없지 않습니까?"
얼마 전, 설 대목을 맞아 잔뜩 준비했던 과일들도 폐기 처분될 처지에 놓였습니다.
▶ 인터뷰 : 홍남순 / 시장 상인
- "냉장고 속을 보시면 아시지만 이렇게 많이 안 나가고…. 사과, 배가 그대로 있잖아요."
▶ 스탠딩 : 이재호 / 기자
- "가뜩이나 대형마트에 밀려 힘을 못 쓰던 이곳 전통시장은 스타필드가 개장한 이후 불과 5개월 만에 매출이 평균 20% 정도 더 떨어졌습니다."
▶ 인터뷰 : 사공준 / 경기 하남시
- "(스타필드가) 아무래도 아이들과 가기 편리하고 볼거리도 많고 장보기도 편리하고…."
이곳뿐만 아니라 스타필드 주변 일대 전통시장과 상권이 대부분 영향을 받으면서 장사를 포기하는 상인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한풍수 / 부동산 중개인
- "상권이 많이 죽었지. 스타필드 쪽으로 많이 뺏겼고 전체적인 점포도 장사들이 안돼서…."
설상가상 내년에는 대형 할인마트인 코스트코까지 주변에 들어서기로 한 상황.
거대 유통 공룡의 그림자가 지역 상권 전체에 드리우면서 상생은 커녕 동네 상인들의 숨통을 옥죄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재호입니다. [ jay8166@mbn.co.kr ]
영상취재 : 김정훈 기자
영상편집 : 이승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