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더미 집에 90대 치매 노모 혼자 두고 잠적한 아들 1심 실형

빚으로 집이 경매에 넘어가자 치매를 앓는 모친을 남겨놓고 배당금 수억원을 챙겨 잠적한 아들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이창경 판사는 치매를 앓는 91세 모친을 방치하고 떠난 혐의(존속유기)로 기소된 김 모씨(63)에게 징역 1년 2월을 선고했다고 16일 밝혔다.
이 판사는 "김씨의 모친은 스스로 생계를 유지하거나 신체를 보호할 능력이 없었다"며 "부양의무자로서 아무런 보호조치를 하지 않고 퇴거가 임박한 주거지에 친모를 방치했다"고 판결 이유를 밝혔다. 또 "김씨의 범행은 인륜을 저버리는 범죄로서 비난 가능성이 크고, 노인보호기관으로부터 수차례 연락을 받고도 전혀 응하지 않아 죄질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2014년 5월 빚을 갚지 못해 모친과 함께 살던 집이 경매에 넘어가자 집값 몫으로 받은 2억 8000만원을 받고 혼자 이사해 2년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모친은 치매를 앓는 데다 혼자서는 몸의 중심도 잡지 못해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상태였다.
김씨는 지역 사회복지사로부터 "모친이 주거지에서 강제 퇴거할 예정이고 화상을 입어 보호자의 도움이 필요하다"는 연락을 수차례 받고서도 모른 척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재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