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공대 버스사고, CCTV·블랙박스·목격자 '아무것도 없어' 수사혼란
↑ 금오공대 버스 사고/사진=연합뉴스 |
지난 22일 금오공대 오리엔테이션(OT) 참석 신입생 44명을 태우고 가다 추락한 관광버스 추락 사고 원인이 안갯속입니다.
운전자가 사고 직후 숨져 사고 당시 정확한 상황이 파악되지 않고 있습니다.
버스가 추락하면서 가해진 충격으로 떨어져 나간 블랙박스도 회수되지 않고 있습니다.
경찰은 탑승 학생들을 상대로 사고 경위를 파악하고 있으나 대부분 잠이 들어 있던 때여서 도움이 될 만한 진술은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23일 사고를 조사 중인 경찰과 버스에 탑승했던 학생들의 말을 종합하면, 사고버스는 전날 오후 5시30분께 충북 단양군 적성면 각기리 중앙고속도로 춘천 방향 260.5㎞ 지점을 지나다 갑자기 사고를 당했습니다.
사고 지점은 내리막 경사에 약간 왼쪽으로 굽은 곳이었습니다.
당시 이 일대에 많은 비가 내렸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고속도로 2차로를 달리던 버스는 빗길에 미끄러진 듯 기우뚱하면서 오른쪽 가드레일을 들이받은 뒤 반대쪽으로 튕겨 나가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습니다.
이후 다시 오른쪽으로 크게 쏠리면서 가드레일을 뚫고 그대로 도로 밖으로 떨어져 5m 아래로 추락하며 2바퀴 반을 구른 뒤 옆으로 쓰러졌습니다.
탑승했던 한 학생은 "사고 당시 꽤 많은 비가 내리던 상황이었지만 버스가 과속 상태는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며 "정상 주행 중이었는데 갑자기 기우뚱하더니 가드레일과 중앙분리대, 그리고 다시 가드레일을 차례로 들이받고 추락했다"고 말했습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탑승했던 학생들은 경황이 없었습니다.
사고 당시 상황을 가장 정확하게 알 수 있는 맨 앞 좌석에 타고 있던 학생들도 "자다 깨다 했기 때문에 사고 당시 정황을 잘 모른다"고 경찰에 진술했습니다.
이 때문에 경찰이 사고 경위와 원인을 조사 중이지만, 사고 발생 이틀째에도 명쾌한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앞자리에 타고 있었다는 한 학생은 "자고 있는데 쿵쿵거리는 충격에 깨보니 차가 이미 균형을 잃고 도로 밖으로 벗어나고 있었다"고 진술했습니다.
사고버스에 타고 있다 제천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았던 44명 학생 모두 사고 상황을 목격하지 못했다고 경찰에 밝혔습니다.
이들은 모두 23일 오후 퇴원해 학교로 복귀했습니다.
사고버스를 뒤따라 가던 버스 운전자는 "앞차가 갑자기 빗길에 미끄러지는 게 보였다"고 말했으나 "버스 앞에서 어떤 상황이 벌어졌는지는 알 수 없다"고 말해 원인 규명에는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경찰은 과속을 비롯해 안전운전 불이행 여부를 조사 중이지만, 사고 당시 내린 많은 비에 도로가 젖은 상태여서 바퀴가 미끄러진 흔적인 스키드마크를 정확히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금오공대 학생 온라인 커뮤니티와 학교 사고대책본부 안팎에서는 "사고 직전 야생동물이 도로에 뛰어들었다"는 얘기도 돌지만, 사고버스 탑승 학생을 비롯해 현장에 있던 사람들 가운데 사고 당시 야생동물 출몰을 목격했다고 진술한 사람은 없다고 경찰은 밝혔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직전 상황이 가장 중요한데 직접 목격자가 나타나지 않아 경위 파악에 어려움이 있다"고 전했습니다.
인근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 화
경찰은 사고현장을 추가 조사하고 블랙박스 수색 작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블랙박스를 찾지 못할 것에 대비해 도로교통공단에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정밀 분석을 요청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