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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리는 KTX 열차 안에서 심정지에 빠진 사람을 구한 간호사 안세림씨(25)가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으로부터 표창장을 받고 있다. [국민안전처 제공] |
119구조대에도 신고가 들어갔지만 구급요원들이 도착하기 전까지 기다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김씨는 당시 혀가 기도로 말려들어가 숨을 제대로 쉴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눈은 점점 초점을 잃어가고 있었고 심정지 상황까지 갈 수 있는 급박한 순간이었다.
마침 같은 객실 내에 있던 안세림 씨(25·여)가 먼저 달려왔다. 당시 군에 입대하는 동생을 배웅하던 안씨는 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병동에서 일하는 간호사였다. 안씨는 당장 기도 확보부터 한 뒤에 곧바로 심폐소생술(CPR, Cardiopulmonary Resuscitation)을 시작했다. 하지만 환자 김씨의 상태는 점점 더 악화되고 있었다. 경련을 일으키던 김씨의 혀가 기도로 말려들어가 호흡이 끊어지는 한치앞을 내다볼 수 없는 급박한 상태였다. 안씨가 조치를 시작할 즈음 “열차 내 의료진을 찾는다”는 방송도 흘러나왔다.
안내 방송을 듣고 한 달음에 달려 온 소방관 정승호 씨(27)도 안씨와 힘을 합쳐 김씨의 소생을 도왔다. 정승호 소방관에 따르면 정씨가 현장에 도착해 응급처치를 도울 때는 이미 김씨의 호흡과 맥박, 심장박동이 모두 멈추고 의식도 완전히 잃은 상태였다. 1분 1초가 급박한 상황이었던 것이다. 안씨의 요청에 따라 열차승무사업소 관계자가 급히 들고온 자동심장충격기도 소용이 없었다. 정승호 소방관은 “당시 열차에 비치된 자동심장충격기는 리듬이 맞지 않아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하는 수 없이 간호사 안씨와 소방관 정씨가 함께 흉부압박과 인공호흡을 반복하는 방법만을 사용할 수밖에 없었다. 국민안전처에 따르면 흉부압박을 반복하는 심폐소생술은 시술자가 온몸을 땀으로 흠뻑 적실 정도로 격렬한 운동이다. 결국 10분여의 '사투' 끝에 김씨의 심장은 다시 미세하게 뛰기 시작했다. 정승호 소방관에 따르면 구급대가 막 도착하던 때에는 환자인 김씨의 호흡이 돌아온 뒤 스스로 미세한 소리를 낼 수 있는 상태로 호전됐었다고 한다.
안전처에 따르면 이날 신고를 받고 도착한 119구급대 관계자는 "응급처치가 조금만 늦었더라도 큰일 날 뻔했다"고 말하며 가습을 쓸어내렸다. 이후 환자 김씨는 응급 처치를 받으며 아산 충무병원으로 옮겨졌고 간단한 치료를 받은 뒤 무사히 퇴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명의 은인들에 감사한다”는 김씨의 제보로 사연이 알려지자 2일 오전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은 안세림 씨와 정승호 씨에게
[최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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