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재건축 때문에 방치된 빈집이 도심의 흉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건축자재 파편이 나뒹굴어 위험하고, 치안 걱정에 인근 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
연장현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재개발 확정 지역입니다.
사람들이 다니는 길옆에 폐건축자재가 산처럼 쌓여 있고, 허물다 만 빈집들이 으스스한 모습으로 방치돼 있습니다.
재개발이 확정된 지 1년 반이 됐지만, 일부 가구가 여전히 합의를 보지 못해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되지 않은 탓입니다.
▶ 스탠딩 : 연장현 / 기자
- "이곳은 철거작업이 한창인 공사장입니다.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일반인의 출입을 제한하는 표시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시간이 없어서 공사장 통해서 내려왔어요."
유리 파편투성이인 길가를 뛰어가고, 철골구조물 사이에서 놀고 있는 어린 아이들의 모습이 위태로워 보입니다.
밤이 되면 재개발 공사 지역은 더 흉측한 모습으로 변합니다.
어둠 속에서 흔들리는 그네, 부서진 가구 등이 마치 공포영화 촬영장을 떠오르게 합니다.
▶ 인터뷰 : 오광숙 / 인근 주민
- "너무 무서워요. (빈집) 문을 잠가야죠. 비행청소년 다니면 안 되죠."
지자체와 재개발 조합 측은 불거진 치안 문제에 실질적인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담당구청 관계자
- "(치안 문제가) 진짜 미치겠어요. 순찰밖에 방법 없어요. CCTV랑 순찰."
▶ 인터뷰 : 재개발 조합 관계자
- ("펜스 언제 설치된다는 계획은 있어요?")
"그냥 수시로 (순찰) 돌아요."
재개발·재건축 사업 때문에 방치된 빈집은 서울에만 4천 8백여 가구에 이릅니다.
기약 없이 흉물처럼 방치된 재개발 지역 때문에 시민들의 불안감은 날로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연장현입니다. [tallyeon@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