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강원 해역에서 발생한 규모 3.2 규모 지진에 이어 7일에도 여진이 이어지는 등 최근 나흘 동안 전국에서 작은 규모의 지진이 9차례 잇따라 발생했다. 일부 시민들은 지진 발생지점이 원자력발전소가 위치한 울진과 멀지 않다는 점에서 큰 우려를 나타냈다. 지난해 경주 지진 사태 이후 잠잠하다가 또다시 지진 공포가 확산되는 것이다. 한반도에 여진이 계속해서 발생하면서 한반도가 지진 다발 지역으로 바뀌었다는 전문가 분석도 나온다.
7일 기상청에 따르면 4일부터 이날까지 나흘 동안 전국에서 2.0∼3.2 규모의 지진이 모두 9차례 발생했다. 지난 4일 오전 6시33분께 경북 김천시에서 규모 2.3의 지진이 감지된 것을 시작으로 7일까지 강원 동해에서 한 차례의 지진(규모 3.2)과 네 차례의 여진이, 경북 경주·구미와 전북 부안군에서 각 한 차례의 지진이 감지됐다. 특히 지난 5일 오전 9시18분께 강원도 동해시 동북동쪽 해역에서는 규모 3.2의 지진이 발생한 뒤 10분 후 인근에서 규모 2.4의 여진이 뒤따랐다. 이후에도 같은 날에만 규모 2.1의 여진이 두 차례 더 이어졌고 이틀 뒤인 7일에도 오전 6시53분께 인근 해역에서 규모 2.6의 여진이 감지됐다.
이번 지진은 지난해 경주지진 이후 한동안 다른 지역에선 지진 발생이 뜸하던 중 일어난 것이다. 경주 지역과 달리 지진발생이 거의 없었던 곳들이라 기상청과 학계에서 설명하는 것처럼 지진이 줄어드는 계 아니라 되레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는 것이다.
기상청을 비롯해 다수 전문가들은 걱정할 정도의 규모는 아니라고 말한다. 그러나 동해 앞바다에는 울진 등에 원전이 몰려 있다는 점에서 지역민들과 일반 시민들 걱정은 크다. 이 지역에 강진이 일어나면 쓰나미가 발생해 불과 10∼20분 안에 바닷물이 인근 해안가를 덮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지진의 원인에 대해 전문가들은 지난해 경주 지진 당시 한반도 곳곳에 누적된 힘(응력)이 해소되는 과정에서 작은 지진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동안 지진이 발생하지 않았던 곳에서 연달아 지진이 일어난 것에 대해 동일본 대지진 이후로 한반도 지각이 굉장히 약화되면서 한반도 지진 활성 범위가 확대됐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정해명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동일본 대지진 이후 한반도 땅이 전반적으로 견고하지 못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지진이 특정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한반도 전역에서 광범위하게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전역과 그 주변에 쌓인 힘이 해소하는 범위가 넓어졌다는 것. 다만 어느 지역 지진까지 해소 범위 안에 들어가는지는 과학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고 정 교수는 덧붙였다.
특히 강원 해역의 지진에 대해 전문가들은 단층의 특성에 주목했다. 홍태경 연세대 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는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동해 해역은 과거 일본 열도가 한반도로부터 분리되면서 만들어진 열곡대(평행한 두 단층으로 둘러싸인 좁고 긴 골짜기인 열곡이 길게 이어져 형성된 띠)가 존재하는 곳으로 동해상에서 지각이 가장 약한 부분"이라면서 "태평양판과 일본 열도가 충돌한 동일본 대지진 당시 누적된 힘이 제일 약한 곳을 부서뜨리면서 지진을 발생시킨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홍 교수는 "이번에 지진이 발생한 동해 해역은 과거에 만들어진 열곡대의 규모가 커 큰 규모의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곳"이라며 "아직까지 해역의 단층 정보가 많지 않지만 상당한 압축력을 받고 있는 해안지역에서 역단층 지진이 발생하게 된다면 지진 해일을 동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동해시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SNS(사회관계망)을 통해 "바다 먼 곳에서 지진이 발생한 탓인지 느끼지 못했다"면서도 "규모 2~3대 지진이 자주 발생하다 보니 사람들이 무덤덤해지고 있는데 이러다 큰 지진이 한번 온다면 원전이 몰려있는 지역이라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고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반면, 기상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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