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초등학생 사이에서 '대신맨'이라는 게 인기입니다.
누군가의 부탁을 받고 대신 실행에 옮기는 놀이인데, 묻지마 폭행에다 자학까지 자랑인 듯 찍어 인터넷에 올리고 있는데, 자칫 범죄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아이들은 전혀 모르는 듯 합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키즈카페에서 놀던 초등학생들이 갑자기 묻지마 폭행을 예고합니다.
"애들한테 시비를 걸도록 하겠습니다. 엉덩이를 뻥 차고…."
아래층으로 내려가 모르는 남자 아이를 밀치더니 발길질까지 해대며 무차별 폭행합니다.
그리고는 뒤돌아서 친구들을 보고 웃음을 짓습니다.
길거리에서 휴대전화로 자기 모습을 찍는 또 다른 남자 아이.
"다른 사람 머리 때리고 도망가기라는 미션을 주셨는데요. 타깃이 저기 있습니다."
실제로 다가가 머리를 때리고 줄행랑을 칩니다.
성인 인터넷 방송자가 회원들의 황당한 주문을 수행하는 '대신맨'이라는 제목의 인터넷 영상을 아이들이 따라한 겁니다.
누군가의 부탁을 받고 대신 실행에 옮기는 건데, 가만히 주차된 차를 발로 차기도 하고,
"쾅쾅쾅"
변기에 든 물을 마시며 자신을 학대하기도 합니다.
"물이라 생각하고 그냥 마시면 됩니다."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문제는 이런 행동을 하는 아이들도, 보는 아이들도 그저 재미로만 생각한다는 겁니다."
인터넷에 올라오는 영상은 하루에도 수십 건.
▶ 인터뷰 : 초등학교 5학년
- "유튜브에 뜨는 거 보면 한 번씩 봐요. 대신하는 거 신기하다고 막 그러면서…. "
▶ 인터뷰 : 이윤경 / 부산교육청 전문 상담사
- "요즘 아이들의 또래 문화로 자리 잡아서 학생들이 이 행위 자체가 '올바르지 않다', '올바르다'라는 개념 자체가 없어서…."
마땅히 제지할 방안도, 피해자를 찾기도 쉽지 않다보니 아이들의 행동 수위는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취재 : 최진백
영상편집 : 이소영
영상출처 :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