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관광금지 1일째, 썰렁한 인천공항·경제 직격탄…'사드 후폭풍'
↑ 사드 후폭풍/사진=연합뉴스 |
"중국인들이 오지 않으니 고객이 3분의 1로 줄었어요. 망하기 일보 직전입니다."
중국 정부가 한국으로의 단체관광을 전면 금지한 1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은 썰렁했습니다.
이날 오전 공항 입국장 주변 벤치에서는 여행을 시작하는 아시아인 관광객 여러 무리가 가방을 내려놓고 밝은 표정으로 담소를 나눴습니다.
그러나 유커(遊客·중국 관광객)의 모습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중문으로 '迎光'(환영합니다)라고 적힌 관광 가이드의 피켓이나 유커 손에 쥐어지던 중문 가이드 책도 자취를 감췄습니다.
쓰레기를 줍던 환경미화원 A씨는 "작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 후 중국인 관광객은 감소 추세였는데 여행 금지령이 예고된 지난달부터 눈에 띄게 줄었다"면서 "오늘 공항 인파는 평소보다 3분의 1 정도가 준 듯하다"고 말했습니다.
직격탄을 맞은 이들은 중국 관광객을 상대하던 가이드입니다. 이들은 "직업을 옮겨야 할 지경"이라며 울상을 짓습니다.
20여명의 말레이시아 관광객을 인솔하던 박모(47)씨는 "중국 외 다른 나라 관광객으로 수입을 내기 한계가 있다"며 "최근 한 달간 중국인 관광객을 받은 적 없다"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박씨에 따르면 대다수 관광 가이드는 고정적인 월급을 받지 않고 관광객 수요에 따라 '일당'을 받고 있습니다. 관광객이 없으면 수입도 없는 셈입니다. 박씨의 주수입원이었던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많이 줄어들면서 "수입의 80∼90%가 날아갔다"고 하소연했습니다.
다른 가이드인 진모(46)씨는 "유커들의 관광명소였던 한류 식당들도 최근 손님이 확 줄어 망하기 직전에 몰렸다"며 "가이드뿐만 아니라 관광업계가 전반적으로 위태로운 상황"이라고 전했습니다.
오전 10시 30분께부터 중국 다롄(大連), 톈진(天津), 칭다오(靑島)발 여객기가 인천공항에 잇따라 착륙했습니다.
그러나 기다려도 유커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공항에서 서울 도심으로 관광객을 실어나르던 택시 기사들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습니다. 사드 논란 후 관광객이 점차 줄면서 공항에서 대기하던 택시 수도 줄어들고 있습니다.
공항 관계자는 "지난달 말만 해도 하루 1천500대 정도의 택시가 공항에 배치됐으나 이달 들어 하루 천대 정도로 3분의 1가량 감소했다"며 "출퇴근 시간 등 이른바 '혼잡시간'에 택시가 가득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손님들을 받지 못해 동료들과 대화를 나누던 택시 운전자 이모(53)씨는 "최근 나흘 동안 중국인 관광객을 한 명도 태우지 못했다"며 한숨을 쉬었습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국적 항공사들은 관광수요 위축에 따라 중국 노선 운항을 일시
대한항공은 16일부터 내달 23일까지 중국발 예약이 부진한 8개 노선의 운항을 총 79회 감편하기로 했습니다. 이는 이 항공사의 중국 전체 정기편 운항의 6.5%에 해당됩니다.
아시아나항공도 15일부터 내달 30일까지 중국 12개 노선의 운항을 총 90회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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