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에서 또 다시 화재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29일 오전 8시46분께 서울 강남구 개포동 구룡마을 제7B지구에서 원인 미상의 불이 나 1시간40여분 만인 오전 10시32분께 진화됐다고 밝혔다.
소방당국은 이후 10시46분께 대응 수위를 1단계로 낮추고 현재는 잔불 정리 중이다.
화재 직후 소방당국은 구룡마을 30여 가구 주민들을 모두 대피시켰다. 이 과정에서 A씨가 소방호스에 넘어져 현장에서 처치를 받았으며 B씨(70)는 연기를 흡입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재민 48명은 개포1동 주민센터로 이동해 안정을 취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판자촌 가옥이 붙어있고 가연성 물질도 많아 진화 작업이 오래 걸렸다"며 "불씨가 보이지 않고 있지만 대기가 건조해 대응 1단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잔불 정리 작업이 끝나는 대로 정확한 피해 규모와 화재 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
구룡마을은 1970~1980년대 각종 공공·건설 사업 과정에서 밀려난 철거민들이 모여 형성한 무허가 판자촌으로 1100여 가구가 거주하고 있다.
마을 내 가옥이 밀집해있는 데다 대부분 합판과 비닐, 목재, 스티로폼 등 화재에 취약한 가연성 물질로 지어져 화재가 빈번하게 발생해왔다. LPG 가스통도 여기저기 널브러져 있어
2009년 이후 크고 작은 화재가 10여 차례 이상 발생했으며 2014년 11월에는 화재로 1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화재 발생이 잦고 한번 불이 나면 큰 피해로 이어질 수 있어 구룡마을을 '화재경계지구'로 지정해 관리하고 있다.
[디지털뉴스국 김수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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