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중간에 황색 빗금이 그려진 '안전지대'.
긴급한 때를 제외하곤 절대 침범해선 안 되는데, 이런 약속 잘 안 지켜지죠?
그냥 통과해 달리기도 하고 차를 주차해두기도 하는데, 쉽게 생각했다간 자칫 큰 사고가 날 수 있습니다.
이정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1차선을 달리는 승용차.
그런데 뒤에서 갑자기 나타난 화물차가 승용차의 사이드 미러를 날려버릴 정도로 강하게 들이받습니다.
'안전지대'를 침범해 내달리던 화물차가 승용차를 못 보고 사고를 낸 겁니다.
도로교통법상 '안전지대'는 긴급한 상황을 제외하곤 절대 침범해선 안 되지만, 이처럼 우습게 취급되기 일쑤입니다.
▶ 인터뷰 : 장택영 /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 "(안전지대는) 사고나 고장이 발생했을 때 안전한 조치를 위해 임시로 대피하는 공간입니다. (이런 상황 외에는) 중앙선 침범의 법규 위반사항을 적용받아서…."
곳곳에서 불법주차 구역으로 전락한 안전지대도 위험천만합니다.
경인고속도로에 인접한 한 도로. 급한 커브길 바로 옆 안전지대에 화물차들이 줄줄이 서 있고,
초대형 철제빔이 가득 실린 화물차까지 주차돼 있어 보기에도 위태위태합니다.
법을 앞장 서 지켜야 할 경찰이 안전지대를 무시하기도 합니다.
서울역 근처 이 안전지대는 경찰 소속 버스와 견인차, 승합차로 가득 메워져 흡사 주차장을 방불케 합니다.
상황은 밤에 더욱 심각해집니다.
▶ 스탠딩 : 이정호 / 기자
- "보시는 것처럼 대형 화물차들이 빽빽하게 서 있는 이 안전지대 주변으로는 다른 차들이 어둠 속에서 빠르게 달리고 있어 추돌사고가 우려됩니다."
하지만 단속은 지지부진합니다.
▶ 인터뷰(☎) : 서울시 관계자
- "밤샘 주차는 또 따로 하거든요. 단속 권한이 자치구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저희(서울시) 소관이 아니고요."
위험지대로 전락한 안전지대가 운전자들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