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첫 재판이 어제(6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렸습니다.
피고인으로 출석한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자신이 희생양이라고,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억울하다고 주장했습니다.
김도형 기자입니다.
【 기자 】
검은 정장에 흰 색 마스크를 쓴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지난 2월 특검 조사 때보다 다소 초췌해진 모습입니다.
단발머리로 바뀐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안경을 벗었습니다.
구속된 지 두 달 남짓 사이에 눈에 띄게 수척해진 모습입니다.
이른바 '문화계 블랙리스트'의 몸통으로 지목된 두 사람은 특검이 제기한 공소사실을 모두 부인했습니다.
김 전 실장의 변호인은 "추측에 따른 여론재판과 정치적 표적수사의 희생양"이라며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보조금을 안 받는다고 예술을 못하는 것은 아니"라며 "검증해야 할 선입관"이라고도 주장했습니다.
한 방청객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 왜 선입관이냐"고 항의하며 법정에는 잠시 소란이 일기도 했습니다.
조 전 장관은 직접 발언 기회를 얻어 "저에 대해 깊은 '오해'가 쌓여 있던 것 같다"고 주장했습니다.
오후에는 유진룡 전 문체부 장관이 증인으로 나섰습니다.
유 전 장관은 "김 전 실장이 모철민 전 교문수석을 통해 문화예술과 관련된 상당 부분을 참견했다"고 증언했습니다.
▶ 스탠딩 : 김도형 / 기자
- "김기춘, 조윤선 두 피고인이 모두 억울함을 토로하면서 앞으로 열릴 재판에서도 블랙리스트를 둘러싼 치열한 법리 공방이 예상됩니다."
MBN뉴스 김도형입니다.[nobangsim@mbn.co.kr]
영상취재 : 박상곤 기자
영상편집 :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