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동안 21차례 교통사고 낸 男·女 '무죄' 선고받아

↑ 사진=연합뉴스

2년 새 무려 21차례의 교통사고를 낸 남녀가 보험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증거부족'을 이유로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 박종학 판사는 사기 혐의로 기소된 A(39)씨와 B(43·여)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고 8일 밝혔습니다.

A씨는 2012년 4월 19일 인천 계양구의 한 도로에서 자신의 차로 쏘나타 차를 들이받은 것을 시작으로 2014년 10월까지 21차례나 교통사고를 냈습니다. 거의 한 달에 한 번꼴로 교통사고가 난 셈입니다.

이 중 6차례는 B씨가 동승한 상황에서 난 사고였습니다. B씨의 열 살짜리 아들과 부모가 탄 경우도 있었습니다.

사고는 대부분 차로를 변경하는 차량과 충돌한 것이었습니다. 불법 유턴을 하거나 추월 금지 구간에서 추월하는 차량을 들이받는 등 상대방의 과실이 명백히 크게 인정될법한 상황도 많았습니다.

사고를 낸 A씨 등은 매번 병원에 입원하고서는 보험금을 탔습니다. 이들이 단 2년 새 받은 보험금은 총 8천400여만원에 달했습니다.

검찰은 21차례 사고가 모두 고의로 낸 것이며, 작은 상처만 입었을 뿐인데도 입원치료를 받았다며 A씨를 사기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B씨도 A씨와 공모해 범행에 가담했다고 보고 같은 혐의로 기소했습니다.

전형적인 교통사고 위장 보험사기 범행으로 보였으나 법원은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로는 혐의가 입증되지 않는다며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박 판사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A씨 등이 다수의 교통사고 후 입원치료를 받은 사실만 인정될 뿐 편취의 범의(범죄 의도)가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고, 공소사실을 인정할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다수의 교통사고를 내고서 입원치료를 받았다는 점이 사실이더라도 거짓으로 보험금을 타냈다는 사기의 고의까지 인정하기에는 검찰의 수사와 법정에서의 증명이 부족했다고 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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