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 암 판정받은 60대子, 90대 노모와 극단적인 선택

↑ 사진=연합뉴스

말기 암 판정을 받은 60대 아들이 90대 노모와 함께 목숨을 끊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칠순을 바라보는 외동 아들이 말기 암 판정을 받고 고민하다 요양병원에 있던 노모를 모시고 나와 고향을 찾아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18일 거창경찰서 등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 3시 30분께 거창군의 한 마을 주변 도로변에 주차된 카렌스 승용차에 불이 났습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이 불을 끈 뒤 살펴보니 모두 타버린 차 안에서 차량 소유주인 A(69)씨와 A씨 어머니(95) 시신 2구가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A씨 시신이 있던 차 짐칸 쪽에서 기름통으로 추정되는 통이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A 씨가 불을 질러 노모와 함께 숨진 것으로 파악했습니다.

경찰은 암 투병 중이던 A씨가 신변을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외동 아들인 A 씨는 지난해 위암 판정을 받고 투병해온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수술이 힘들 정도의 말기 상태였고, 대동맥 박리 등 다른 병도 겹쳐 사실상 손 쓰기 힘든 상태로 고통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 씨는 이런 몸 상태에도 노모가 3년여 동안 입원해 있던 대구 모 요양병원을 자주 찾아 노모를 살뜰히 돌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당 요양병원의 한 관계자는 "아들이 거의 매일 찾아올 정도로 노모를 챙겼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던 중 A 씨는 최근 가족들과 의논를 하고 사건 당일인 17일 수술 등 치료를 검토하러 병원에 가보기로 했지만, 정작 A 씨 발길이 향한 곳은 어머니가 있던 요양병원이었습니다.

A 씨는 사건 당일 오후 1시께 요양병원을 찾아가 외출증을 끊어 어머니를 모시고 고향인 거창으로 내려 갔습니다.

A 씨와 노모가 숨진 채 발견된 차로부터 50여ｍ 거리에는 아버지 산소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연로하신 어머니가 요양병원에 혼자 있는데다 본인도 말기 투병 중인 상황에서 본인이 모든 것을 안고 가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표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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