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가 하면) 국가나 지자체가 소유한 땅을 제멋대로 쓰고 있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대로된 단속도 없고, 이렇다할 활용방안도 내놓지 못하다 보니 개인들이 공유재산을 마치 자기땅인 양 쓰고 있는 겁니다.
이병주 기자가 현장을 취재했습니다.
【 기자 】
밭을 갈고, 잡초를 제거하기 위해 비닐을 씌우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흔한 봄철 농사풍경같지만, 이곳은 경작이 금지된 곳입니다.
최근 한 회사가 사들이기 전까지 국방부가 소유한 '나라땅'이었는데, 10년 넘게 유휴지로 방치되면서 일부 주민들이 밭으로 전용한 겁니다.
▶ 스탠딩 : 이병주 / 기자
- "울타리가 쳐져있어 사람들의 접근을 막고 있지만, 중간에는 버젓이 문을 만들어놔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습니다.
곳곳에 경고 표지판이 붙어있지만 단속은 전무합니다.
▶ 인터뷰 : 무단 점유 시민
- "모두 하니까, 나도 그냥 따라서 한 거지 뭐. 3,4년도 넘었죠."
인적이 뜸한 산자락의 공유지 사정은 더 합니다.
사람들의 통행을 막고 개를 키우며 농장을 만든 곳에서부터, 허가 없이 양봉을 하는 사람들까지.
그야말로 눈먼 땅을 자기 땅처럼 사용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지자체 관계자
- "건축물을 짓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는 양봉치고 하는 거에 대해서는 단속을 잘 안 해요."
우리나라 국유재산 가운데 무단점유되고 있는 땅은 7만6천 필지로, 나라땅 10% 이상을 주인이 아닌 사람들이 멋대로 이용하고 있는 겁니다.
▶ 인터뷰 : 강명구 / 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 "(공유지는) 도시계획이라는 큰 그림 속에서 위치와 입지, 성격을 통해서 가장 효용이 높은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허술한 관리탓에 시민 모두를 위해 써야할 공유지가 개인 사유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병주입니다.[ freibj@mbn.co.kr ]
영상취재 : 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서정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