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새벽 경북 성주골프장에 사드 관련 장비가 전격 반입되자 인근 김천시·성주군 주민과 원불교 신도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0시부터 성주골프장 주변으로 경찰 병력이 8000여명 가까이 몰려들자 주민들은 "긴급상황이 발생했다"며 비상 연락망을 돌렸다. 새벽부터 경찰 병력 증가로 심상찮은 기운이 감돌자 연락을 받은 주민과 원불교 신도 등 200여명이 성주골프장 입구인 소성리 마을회관 주변에 집결했다. 소성리 마을회관은 평소 사드 배치 반대 집회장으로 이용돼 왔다.
마을회관 앞에 모인 주민들은 이날 새벽 2시부터 군 당군이 사드 관련 장비를 싣고 온다는 소문을 듣고 성주골프장 입구에 차량 10여대를 대고 도로를 가로막았다.
하지만 경찰은 "도로 점거는 공무집행방해"라며 주민들에게 자진 해산을 권유했지만 주민들은 길을 비켜주지 않았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이날 오전 3시께 주민들을 강제로 해산시켰고 도로를 점거한 차량도 모두 견인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주민 간 충돌이 벌어져 주민 13명이 갈비뼈 골절상 등 부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박희주 김천시 사드반대위원회 위원장은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현장에서 체포돼 연행되기도 했다.
경찰은 주민들과 차량을 도로 밖으로 밀어낸 뒤 경찰 병력을 동원해 방패로 도로벽을 쳤다. 이렇게 진입로가 확보되자 군 당국은 오전 4시 40분께부터 오전 6시 50분까지 사드발사대 레이더 요격미사일 등을 실은 군용 차량 20대를 성주골프장으로 진입시켰다. 차량이 진입하자 주민들은 도로벽 넘어로 차량을 향해 물병을 던지고 욕설을 하는 등 강하게 저항했다. 사드 관련 장비 진입이 마무리되자 주민들과 원불교 신도들은 이날 온 종일 시위를 이어갔다.
김충환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위원장은 "대통령 선거를 코앞에 앞두고 미군이 이렇게 전격적으로 사드를 배치를 한 것은 대한민국을 무시하는 처사"라며 "사드배치 철회를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집회에 참석한 주민 김모(55)씨도 "지난해 가을부터 그렇게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모든 주민들이 불안에 떨었는데 결국 올 것이 왔다"며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고 허탈해 했다.
원불교 신도와 천주교 성직자들도 이날 새벽부터 항의 시위를 벌였다. 강현욱 원불교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교무는 "오늘 우리는 국가 공권력에 의해 철저히 짓밟혔다"며 "사드배치는 모든 게 불법이고 원천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성주 = 우성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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