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 학대 사건이 끊이질 않자, 정부는 특례법을 개정하고 대대적인 방지책을 내놨습니다.
그럼, 지금 우리 아이들은 행복해졌을까요?
앞서 말씀드렸던 숨진 아이의 두 동생, 그러니까 새엄마 밑에서 공포에 떨던 아이들은 지금 넉 달 째 쉼터에서 오지 않는 아빠만 기다리고 있습니다.
기쁘고 즐거운 어린이날, 이 무슨 우울한 소리냐하시겠지만, 실제 우리가 사는 세상 얘깁니다.
아이들 3만 명이 엄마·아빠가 두렵다고 하는 나라, 화장실을 가지 못하게 학대해도 벌금 3백만 원만 내면 되는 나라, 심지어 성적을 올리기 위해 내 아이를 때려달라고 하는 나라.
아동 학대 신고 건수는 계속 늘고 있는데, 법만 개정하면 뭐 합니까. 이를 처리할 인력이나 예산은 그대론데요.
전국 아동보호 전문기관은 1년 새 단 3곳, 인력은 한 곳 당 4명이 는 게 전부입니다. 예산도 조금 올랐다고 하지만, 대부분이 아동 학대 방지를 위한 게 아닌 범죄 피해자를 위한 보호기금입니다. 거기다 대법원은 양형기준을 따져가며 아직도 아동 학대에 대해 여전히 관대하기만 하죠.
지금 우리 아이들은 절대 빈곤에 시달리는 에티오피아나 대지진의 여파로 힘든 네팔만 빼고 행복감이 꼴찌더라는 통계까지 나왔습니다만, 이런 상황에서도 대선후보들은 아이가 아닌 아이를 둔 어른을 위한 공약만 내놓고 있지요. 아이들에겐 투표권이 없으니 이해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