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다'를 기록한 올해 1분기 신설 회사(상법법인) 중 1만5174개(59.6%)는 수도권(서울·인천·경기)에 둥지를 틀었다. 여전히 회사 설립이 수도권에 쏠려있긴 하지만 2014년 2분기부터 법인등기 통계가 공개된 후 60% 밑으로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기존의 기업·재단 등 각종 법인들은 비용이 많이 드는 서울 강남·서초·영등포구에서 지방으로 본점(주사무소)을 옮겼다.
◆ 수도권 60% 처음 깨져
7일 대법원의 법인등기 통계를 분석한 결과 올해 1~3월 설립된 회사는 지난 3년 내 가장 많은 2만5447개로 나타났다. 이 중 수도권에 새로 생긴 회사가 1만5174개(59.6%)였다. 2014년 2분기 통계가 처음 공개됐을 때 1만2745개(61.40%)를 기록한 이후 전국의 회사 설립 비중은 수도권이 줄곧 60% 이상을 차지했다.
시·군·구 기준으로는 서울시 강남구에 1857개 회사가 처음 문을 열어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영등포구(893개), 3위는 서초구(791개)였다. 경기도 내에선 화성시(4위·558개), 성남시 분당구(10위·370개), 부천시(11위·347개), 안산시 단원구(12위·338개) 순으로 새로 생긴 회사가 많았다. 수도권 외 지역에선 광주시 서구(13위·335개), 제주도 제주시(15·279개)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신설 주식회사 2만3503개를 분석한 결과 10곳 중 7곳(74.6%)은 자본금이 5000만원도 되지 않는 영세한 규모였다. 자본금 1000만원 이하인 회사가 41.5%(9754개)로 가장 많았다. 전체의 39.3%(8726개)를 기록한 작년 같은 기간보다 소규모 회사 비중이 더 늘어난 것이다. 2위는 자본금 1000만원 초과~5000만원 이하로 33.1%(7789개)를 차지했다. 자본금 10억원 이상은 0.52%(114개)에 그쳤다. 100억원 이상은 0.02%(5개)에 불과했다.
◆ 법인 본점 감소 1위는 강남구
법인들(본점 기준)은 서울 대신 경기도를 비롯한 지방행을 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법원 관계자는 "법인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상법법인(회사)이 통상 서울에 설립되는 것을 고려했을 때 지방으로 전입한 법인은 서울에서 옮겨온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국 광역시·도 중 상대적으로 비용 부담이 적고 접근성이 유리한 경기도의 인기가 높았다.
시·군·구 기준으로는 사무실이 몰려있는 서울 강남구(-298개), 서초구(-103개), 영등포구(-101개)에서 빠져나간 법인 숫자가 더 많았다. 서울 송파구는 지난해 1분기 법인 12개(전입313·전출301개)가 느는데 그쳤지만 올해 1분기(전입429·전출303개)에는 126개가 늘어 전국 1위를 차지했다. 2013년 첫 삽을 뜬 송파구 문정도시개발 사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준공을 마친 대형 지식산업센터를 중심으로 입주가 시작됐고, 내년 상반기까지 법조타운과 미래형 업무단지, 문정컬쳐밸
대법원 법원행정처(처장 고영한 대법관)는 2014년 7월부터 국민의 관심이 높은 등기 통계 항목을 선정해 인터넷등기소에 공개하고 있다. 지난 1일부터 '주택확정일자' 정보도 제공한다. 등기의 목적은 이해당사자 간 법률 관계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동시에 국민 경제활동의 단면을 엿볼 수 있다.
[이현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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