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년차 정우진(37·가명)·김진아(37·가명) 부부는 내 집 마련에 등골이 휜다. 부모님으로부터 물려받은 재산은 없지만 소득이 높다는 이유로 전세 시세의 90% 수준인 공공임대주택은 꿈도 못 꾸고 있다. 치솟는 전세값 때문에 저축 여력은 바닥을 보인지 오래다. 정씨 부부는 맞벌이로 살림을 꾸려야 하는 상황이지만 공공임대주택 입주 기회를 얻으려면 부부 중 한명이 일을 그만 둬야한다.
정씨 부부와 같이 자산은 많지 않지만 소득이 다소 높아 공공임대주택 입주 기회를 갖지 못하는 맞벌이 가정이 치솟는 주택 값에 등골이 휘고 있다.
22일 LH한국토지주택공사에 따르면 결론 5년 미만 맞벌이 신혼부부 대상 특별·생애최초 공공임대주택(전용면적 60㎡ 이하) 입주 소득요건은 3인 이하 가구의 경우 586만원, 4인 이하는 675만원이다. 부부 중 한명이 대기업에 재직해도 이 조건을 충족하기 어렵다. 작년 민간 대기업(334개 기준) 평균 연봉은 7400만원 수준이다.
때문에 맞벌이 부부 중 한명이 대기업에 다니면 집을 장만하는 데 비싼 비용을 감당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민간에서 분양하는 주택을 통해 집을 장만해야 하는 까닭이다. 공공부문 주택의 경우 보증금과 임대료가 시중 전세 시세의 90%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민간에서 분양하는 주택은 비용 부담이 크다.
KB국민은행이 지난달 발표한 3월 주택가격동향을 보면 서울시 평균 아파트 값은 6억원을 돌파했고 강북도 4억5000만원을 넘어섰다. 전셋값 역시 평균 4억2500만원 수준이라 서민이 감당하기는 높은 수준이다.
결혼 5년차 맞벌이 직장인 장동준(가명·35) 씨는 "1년에 많이 모으면 2000만원 가량인데 이마저도 집주인이 전셋값을 인상하면 다 내줘야 한다"며 "주거비 부담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장씨는 맞벌이 가구로 현재 자녀 1명을 두고 있다. 자녀 양육비와 전세대출 이자, 생활비, 부모님 용돈을 지출하면 살림이 빠듯하다. 하지만 맞벌이 소득 때문에 민간에서 분양하는 주택 외에는 내 집 마련의 기회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장씨가 빚 없이 서울에
이에 일각에서는 자산이 적은 맞벌이 가구의 경우 공공임대주택에 대한 입주 자격을 좀 더 완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하지만 한정된 주택 자원에서 자칫 저소득층의 주거 기회가 줄어들 수 있는 만큼 신중론도 적지 않다.
[디지털뉴스국 전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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