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에 불이 나면 외벽에 붙인 스티로폼 재질의 단열재가 불쏘시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단열재를 만들때 어떤 접착제로 붙이느냐에 따라 불이 번지는 속도가 확연히 다르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습니다.
박상호 기자입니다.
【 기자 】
시커먼 연기가 도심을 뒤덮었습니다.
학교 증축 공사장에서 용접 불꽃이 스티로폼 단열재에 옮겨 붙어 삽시간에 건물 전체로 번진 겁니다.
단열재를 붙일 때 쓴 유기접착제가 불길을 키운 촉매제가 됐습니다.
실제 불이 나면 접착제 종류에 따라 어떤 차이가 있는 걸까?
▶ 스탠딩 : 박상호 / 기자
- "똑같은 재질의 단열재 2개를 서로 다른 접착제로 붙여 불에 타는 속도를 비교해봤습니다."
처음엔 비슷한 속도로 불이 붙더니 얼마 지나지 않아 한쪽에서 시커먼 연기와 함께 불길이 치솟습니다.
합성수지 성분이 들어간 값싼 유기접착제로 붙인 단열재입니다.
반면 시멘트 성분의 무기접착제를 바른 곳은 그을음만 생길 뿐 쉽게 불이 붙질 않습니다.
한눈에 봐도 확연히 차이가 나지만 현장에선 대부분 유기접착제가 사용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이정섭 / 부산소방본부 화재조사계
- "규정상에는 불연, 준불연제 이상의 마감재료를 쓰게끔 하고 있지만, 접착제는 그 조항에서 빠져 있습니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값이 싼 유기 접착제를…."
유기접착제를 바르더라도 테두리까지 마감하면 불이 확산하는 속도를 늦출 수 있지만 이마저도 강제할 조항이 없습니다.
최근 3년간 단열재로 인해 화재 피해가 커진 경우만 380여 건,
관련 법 개정이 시급해 보입니다.
MBN뉴스 박상호입니다. [ hachi@mbn.co.kr ]
영상취재 : 정운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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