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 쉬기 힘들었던 22개월 영아…폐 이식 수술 성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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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폐 이식 / 사진= 연합뉴스 |
선천성 폐 질환으로 숨쉬기조차 힘들었던 어린아이가 같은 또래 뇌사자의 폐를 이식받고 건강을 되찾았습니다.
영유아를 대상으로 한 폐 이식 수술은 이번이 국내 처음입니다.
서울대병원 장기이식센터 폐 이식팀은 간질성 폐 질환을 앓고 있던 생후 22개월 된 영아(여)가 지난달 4일 폐 이식 수술을 받은 후 이달 12일 건강한 상태로 퇴원했다고 14일 밝혔습니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폐 이식 수술을 받기 전 영아는 스스로 호흡하기 힘들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고, 또래 영아들과 비교했을 때 체중이 2㎏ 정도 적게 나갔습니다.
서울대병원은 호흡기내과·흉부외과·마취과·감염내과·장기이식센터를 비롯해 어린이병원 소아청소년과 호흡기·감염 및 중환자치료팀 등 약 20명에 가까운 의료진을 구성해 아이의 폐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폐 이식은 간·신장과 달리 법적으로 생체이식 대상이 아니어서 반드시 뇌사 기증자가 필요합니다.
특히 소아 환자의 경우 뇌사 기증자가 많지 않으므로 그동안 국내에서 영유아 폐 이식 수술이 이뤄진 적이 없다는 게 병원 측 설명입니다.
실제로 국제심폐이식협회에 2015년 등록된 전 세계 폐 이식 수혜자 4천226명 중에서도 5세 미만은 12명에 불과합니다.
아이가 앓고 있던 간질성 폐 질환은 산소의 교환이 일어나는 허파꽈리(폐포)의 벽을 구성하는 조직에 생기는 비종양성·비감염성 질환입니다.
주로 스테로이드와 같은 약물치료가 시행되며 환자의 상태가 더 악화할 경우에만 폐 이식을 통한 근본적인 치료가 이뤄지게 됩니다.
서울대병원 의료진은 이번에 폐 이식을 받은 아이의 경우 지금까지는 수술이 성공적인 것으로 판단되지만, 향후 외래진료로 경과
수술을 집도한 김영태 흉부외과 교수는 "어린이날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9시간에 걸쳐 수술을 진행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서 다행"이라며 "이번 영유아 폐 이식 수술 성공을 계기로 앞으로 국내 장기기증 문화가 더 활성화되길 희망한다"고 말했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