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학내 매점, 식당, 기념품 가게 등에서 근무하는 생활협동조합(생협) 소속 무기계약직 전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21일 서울대 생활협동조합 등에 따르면 서울대는 지난 12일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서울대와 생협 직원 간 조정에서 생협 무기계약직 직원 59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대학노조는 생협과의 임금협상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해 지난달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다.
대학노조는 임금협상에서 연차에 따라 임금이 오르는 단일호봉제 도입과 임금 총액 18만원 인상을 요구했다. 또 직원의 70%를 일반직으로 채용하기로 한 단체협약을 근거로 무기계약직에게도 정규직 임금 체계를 적용할 것을 요구했다. 생협 내 기간제 비정규직은 2년이 지나면 자동으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사실상 비정규직을 없애자는 뜻으로 풀이됐다.
이번 합의에 따라 7~9급 직원들은 기본급 12만 5000원 인상과 함께 연차별로 임금이 오르는 단일호봉제 적용이 결정됐다. 반면 5~6급 직원들은 7~9급 직원들에 비해 임금이 높은 점을 고려해 단일호봉제 적용은 제외하고 기본급만 12만원 올리기로 합의했다. 현재 생협에는 260여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는데 이번에 정규직이 된 직원 59명은 근무 2년이 지나 무기계약직으로 재직하고 있었다.
앞서 서울대 비학생 조교 노조는 10여 일간 파업을 벌인 끝에 '준정규직(무기계약직)' 전환과 정규직(8급) 대비 88% 임금을 보장받았다. 그러자 또 다른 비정규직 직원들까지 가세하면서 갈등이 커졌다. 서울대가 비학생 조교 250여명 전원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지 3주만에 생협 직원들의 정규직화까지 보장하면서 다른 학내 비정규직들이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들 외에도
다른 국립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현재 국공립대학 전체 직원의 절반이 넘는 60% 직원들이 비정규직에 속한다.
[황순민 기자 / 양연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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