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한낮 햇볕이 뜨거울 때엔 아이들 놀이터 내보내기가 겁나죠?
그럼 놀이터는 여름 내내 방치돼야 할까요?
이정호 기자가 알아 봤습니다.
【 기자 】
땡볕이 내리쬐는 오후 3시 서울 용산구의 한 놀이터.
미끄럼틀과 그네가 번듯하게 갖춰져 있지만 노는 아이들은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 인터뷰 : 이태련 / 서울 갈월동
- "(오후) 5시, 6시, 7시 그때 나와서 잘 놀아요. 애들이….
- 한낮에는 어때요?
- 한낮에는 안 나와요. 뜨거우니까…. "
▶ 인터뷰 : 동네 거주 초등학생
- "뜨거워서 땀이 너무 많이 나요."
다른 놀이터도 사정은 마찬가지입니다.
햇볕 아래 미끄럼틀에 꽁꽁 언 얼음을 올려놨더니 몇 분 만에 물이 흥건해질 정도로 녹아내립니다.
여름마다 이런 텅 빈 놀이터 상황은 되풀이됩니다.
대책은 없는 걸까.
서울 신림동의 이 유치원에선 그늘막을 사 여름마다 요긴하게 쓰고 있습니다.
농구장 절반 넓이 정도인 놀이터와 그 주변을 가리는 데 들어간 그늘막 구입비는 30만 원.
간단한 아이디어이지만 효과는 기대 이상입니다.
▶ 스탠딩 : 이정호 / 기자
- "지금 시각은 낮 12시 반입니다. 지열과 합쳐진 바깥 기온은 38.5도인데요, 이렇게 그늘막 안으로 들어가니 기온은 6도나 뚝 떨어집니다."
▶ 인터뷰 : 임미성 / 유치원 교사
- "(학부모님들도) 아이들이 계절에 상관없이 이렇게 신체를 움직이면서 뛰어놀 수 있는 환경에 굉장히 만족하시고…."
놀이터에 그늘막을 쳐 달라는 엄마들의 요구는 꾸준히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시나 서울시교육청 모두 그런 정책은 생각해 본 적 없다는 입장입니다.
▶ 인터뷰(☎) : 김자경 / 인하공업전문대 실내건축과 교수
- "호주 같은 경우 여름철이 길다 보니까 놀 수 있는 시설들이 잘 돼 있어요. 차광막을 쳐서 놀이터에 디자인 연출이 되게 해서 시원한 그늘을 형성하면서…."
아이들에게 '놀 권리'를 돌려주기 위한 어른들의 노력이 시급해 보입니다.
MBN뉴스 이정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