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어 창원에서도 마필관리사 스스로 목숨 끊어…"업무 스트레스 심했다"

부산 이어 창원에서도 마필관리사 스스로 목숨 끊어…"업무 스트레스 심했다"



지난 5월 부산에 이어 1일 경남 창원에서도 30대 마필관리사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습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0분께 창원시 진해구의 한 농장 입구에 주차된 승용차에서 마필관리사 이모(36)씨가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행인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차 안 트렁크에서 번개탄 흔적을 발견했습니다.

이씨 휴대전화에는 아버지와 동생에게 남기려던 "미안하다"는 내용의 미전송 메시지가 저장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씨는 부산 강서구 렛츠런파크 부산경남(한국마사회) 소속 마필관리사로, 전날인 7월 31일에는 원래 휴일이지만 당직 근무를 선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경찰은 이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유족 등을 상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평소 마필관리사의 처우 개선 등을 요구해온 전국공공운수노조 측은 "유족은 이씨가 평소 직장 내 업무 스트레스가 심했다고 말했다"며 "열악한 노동 환경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습니다.

노조에 따르면 이씨는 말을 직접 타며 말의 경주 가능 여부를 판단하는 등의 업무를 13년가량 해왔습니다.

지난 6월에는 장염에 걸려 일하기 힘든 상황이었지만 제대로 휴식을 보장받지 못한 채 업무를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고 노조는 설명했습니다.

올해 초부터 6개월가량은 부재 중이던 팀장 몫까지 맡아 격무에 시달렸다고 덧붙였습니다.

노조 측은 "오는 2일 부산에서 한국마사회에 항의하는 집회를 열 계획"이라며 "한국마사회는 마필관리사들의 처우 개선을 위해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한편 지난 5월 말에는 렛츠런파크 부산경남 내 마방 앞에서 다른 마필관리사 박모(38)씨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박씨는 숨지기 전 아내와의 통화에서 "직장을 그만두고 싶다"는 말을 했고, 경마장에 대한 불평을 담은 유서도 남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마필관리사 노조는 박씨 죽음이 마필관리사들의 열악한 노동환경과 처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박씨 유족과 노조는 한국마사회 측 책임을 주장하며 아직 장례를 치르지 않은 상태입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