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 수질을 개선하겠다며 무려 1조 원이 넘는 돈을 들여 4대강 사업의 하나로 만든 경북 영주댐이 똥물 논란에 휩싸였습니다.
썩은 물이 흐르면서 낙동강 정화는커녕 주변의 은빛 하천까지 오염시키고 있습니다.
심우영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영주댐 전체가 녹색 물감을 풀어놓은 듯 짙은 녹색으로 변했습니다.
공기를 넣어 녹조를 줄이는 폭기조도 가동했지만 댐 아래 하천까지 녹조가 번졌습니다.
며칠 뒤, 호수 전체가 시커멓게 변했고 검은 물길은 5km 떨어진 낙동강 지류까지 이어집니다.
▶ 인터뷰 : 황선종 / 내성천 보존회 사무국장
- "(녹조가 죽으면서) 검은색으로 바뀌고 그런 것들이 혐기성 분해를 일으키고 냄새도 풍기면서 강으로 그대로 유입되면서 강의 수질을 더욱 악화시키는…."
영주댐 인근 내성천으로 가봤습니다.
▶ 스탠딩 : 심우영 / 기자
- "금빛 모래톱과 바닥까지 보이는 일급수로 비경을 자랑하는 내성천인데요. 강바닥을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이처럼 강바닥 전체가 온통 시커먼 진흙으로 덮여 있는데요. 심한 곳에서는 썩은 냄새가 진동합니다."
낙동강의 수질을 개선하겠다며 4대강 사업의 하나로 1조 1천억 원을 들여 영주댐을 만들었는데 수질 개선은커녕 댐마저 오염된 겁니다.
▶ 인터뷰(☎) : 영주댐 관계자
- "처음 토지가 물에 잠기는 거잖아요. 비료라든지 이런 것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대로 올라오는 거죠."
하지만, 전문가들의 말은 달랐습니다.
2014년 4대 강 조사평가위원회의 한 전문가는 영주댐 상류의 가축사육 밀도가 1㎢당 5천 마리로,
소양강댐, 대청댐 보다 6배나 높아 매년 녹조가 발생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냈다고 말합니다.
▶ 인터뷰(☎) : 전 4대강 조사평가위원
- "축산이 많은 곳에 댐을 만들면 당연히 (녹조가)생깁니다. 하류로 내려가서 녹조현상이 빨리 성장하거나 더 많이 성장하는 촉진 역할을…."
더구나 물을 가둬 수질을 개선하기엔 영주댐의 물마저 적어, 매년 수천만 원의 수질 개선 비용만 더 들게 생겼다는 비판입니다.
MBN뉴스 심우영입니다. [ simwy2@mbn.co.kr ]
영상취재 : 백재민 기자
영상편집 : 송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