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 공정성 침해'와 '블랙리스트' 책임자로 지목돼 퇴진 요구를 받고 있는 김장겸 MBC 사장이 23일 "퇴진은 절대 없다"고 선언했다.
MBC에 따르면 김 사장은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의에서 "경영이 어려운데도 노조가 억지스러운 주장과 의혹을 앞세워 전면 파업을 하겠다고 한다"며 "이러한 불법적이고 폭압적인 방식에 밀려, 저를 비롯한 경영진이 퇴진하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구성원들로부터 뉴스 신뢰도와 공정성을 떨어뜨린 책임자로 지목돼 취임 때부터 거센 사퇴 요구를 받아왔다. MBC 기자와 PD, 아나운서 등 300여 명은 지난 5년간의 부당전보와 징계, '블랙리스트' 문건, 숱한 제작 자율성 침해에 항의하며 제작을 중단한 상태다.
하지만 김 사장은 구성원들의 문제제기를 모두 부인했다.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해서는 "본 적도 없는 문건으로 경영진을 흔들고 있다"며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또 보도 공정성과 제작 자율성 침해 사례들이 폭로된 것에 대해서도 "이중 잣대의 편향성 압력에 굴하지 않고 공정보도를 위해 노력해 왔다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례없이 언론사에 특별근로감독관을 파견하고 각종 고소·고발을 해도 경영진에게 책임을 물을 근거가 없으니, 이제는 정치권과 노조가 결탁해 경영진을 억지로 몰아내려는 게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언론노조 MBC본부는 24일부터 29일까지 총파업 투표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날 확대간부회의가 열리는 동안 MBC 구성원들은 회의실 앞에서 '블랙리스트'를 규탄하는 피켓시위를 했다. 노조와 부당전보 피해사원 100여 명은 이날 고영주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을 노동조합법·방송법 위반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 고 이사장은 사장 면접 자리에서 언론노조원들을 업무에서 배제할 방법을 물었던 사실이 지난 16일 폭로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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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뉴스국 김제이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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