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급 보안시설로 41년간 일반인의 접근과 이용이 철저히 통제됐던 마포석유비축기지가 9월 1일 일상적으로 공연, 전시가 열리는 복합문화공간 '문화비축기지'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2년여에 걸친 공사를 마무리하고 문화건축기지를 시민들에게 공개한다고 24일 밝혔다.
상암 월드컵경기장 서측 매봉산 자락에 위치한 마포 석유비축기지는 1973년 1차 석유파동이 나자 시가 안정적으로 석유를 공급하기 위해 건설했다. 2000년 11월, '2002 한일 월드컵' 개최를 위해 상암 월드컵경기장을 건설하면서 위험시설로 분류돼 폐쇄됐고 10년 넘게 방치됐다.
470억원 가량 투입돼 변신에 성공한 문화비축기지는 축구장 22개와 맞먹는 규모(면적 14만22㎡)이다. 부지 한 가운데에 공연, 장터, 피크닉 같은 다양한 활동이 가능한 열린공간 '문화마당'이 들어선다. 그 주변으로 6개의 탱크(T1~T6, 10만4810㎡)가 둘러싸고 있다.
↑ 비축기지 전경. <사진출처 = 서울시>
시는 비축기지의 기존 탱크, 내외장재, 옹벽 등 모든 자원들을 재생하고 재활용하는 도시재생 방식을 택했다. 탱크들은 최대한 외부 원형을 살려 이야기관 같은 복합문화시설로 재생했다. 뉴욕 애플스토어 같은 유리돔(T1), 기존 탱크 철재를 모두 제거해 만든 공연장(T2), 탱크 상부 구멍을 통해 햇빛이 쏟아져 마치 숲 속에 온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공간(T4) 등 석유비축기지만의 독특한 공간 특성을 활용한 구조물이 눈에 띈다.
기지 내 모든 건축물은 '친환경' 방식을 따랐다. 지열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를 통해 냉·난방을 해결하고, 화장실 대소변기와 조경용수는 각각 중수처리시설과 빗물저류조를 통해 재활용한다.
석유공급을 위해 사용됐던 탱크이지만 위해요소는 발견되지
않았다. 허서구 전 한양대 교수는 2014년부터 2015년까지 토양오염조사, 내부 공기오염조사 등을 했는데 문제가 없었다고 밝혔다. 문화비축기지는 다음달 1일 정식 개원하며 일반시민들도 이날부터 이용할 수 있다. 개원기념 시민축제는 오는 10월 14일에 열릴 예정이다.
[김제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