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수세식 화장실에서 밥을 먹고 잠을 자라고 한다면 여러분은 어떻겠습니까?
아마 악취 때문에 제대로 된 생활이 어렵겠죠.
실제 한 아파트 단지 경비원들이 매일 겪는 일입니다.
이수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개포동에 위치한 한 아파트 경비실입니다.
경비실 안 쪽문을 여니 수세식 변기가 보이고, 바로 위 선반에는 밥솥과 각종 식기구가 보입니다.
경비원들은 악취가 올라오는 이곳에서 끼니를 때웁니다.
다리도 제대로 펼 수 없는 공간 탓에 휴식을 취하려면 변기 쪽으로 머리를 대고 누워야 합니다.
▶ 인터뷰 : 해당 아파트 경비원
- "자도 머리를 저기다 대야 하니까…. 화장실에서 자는 거나 마찬가지에요. 변기를 막고 자도 (악취가) 소용없어."
다른 지역의 아파트 단지에 가봐도, 열약한 근무 환경은 마찬가지입니다.
지하 주차장 구석에 마련된 탁자에서 챙겨온 반찬으로 밥을 먹고,
허리를 잔뜩 구부린 채 좁은 곳을 통과해야 겨우 몸을 눕힐 수 있는 공간이 나옵니다.
▶ 스탠딩 : 이수아 / 기자
- "최근 한 지자체의 조사 결과, 경비원 10명 중 9명은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들 중 제대로 된 휴식 공간에서 제때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사람은 4명에 불과합니다."
혹여나 밥줄이 끊길까 봐 제대로 된 항의도 하지 못한 채 경비원들은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수아입니다.
영상취재 : 최태순 VJ
영상편집 :